자율주행 배송로봇 공개…통합관제 플랫폼인 로봇 메이커스로 제어
필리핀 컨버지 등 해외 사업자과 ICT 협력…국가간 결제망 구축 추진
'본업' 통신에서도 차세대 기술 협력…NTT도코모와 오픈랜 생태계

27일(현지시간)  MWC 2023 전시관에서 관람객이 배송로봇을 체험하고 있다. 사진. KT.

[데일리임팩트 변윤재 기자] KT가 28일 MWC에서 통신망을 기반으로 한 ICT 기술과 서비스를 선보였다. 

KT는 올해 본격적으로 디지털 플랫폼 기업(디지코)으로 정체성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개방형 무선접속망과 같은 차세대 통신기술에 자율주행,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 첨단 기술을 접목해 디지털 전환 수요를 흡수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이에 로봇, 모빌리티, 간편결제처럼 기업간거래(B2B) 사업을 발굴해 수익 기반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이번 MWC를 통해 디지털 전환을 이끄는 주요 사업자로서 입지를 다지겠다는 의지를 읽힌다.

KT는 이날 로봇 통합관제 플랫폼과 자율주행 배송로봇을 공개했다. KT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국내 최대 서비스로봇 선도 사업자로, 로봇 플랫폼을 기반으로 사전컨설팅, 로봇 설치, 원격관제, 현장 애프터서비스(A/S), 네트워크 구축 등 종합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게 강점“이라며 “다양한 환경에서 사용할 수 있는 로봇을 통해 사람과 사람 사이의 더 나은 연결을 만드는 데 기여하겠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로봇 통합관제 플랫폼인 로봇 메이커스는 서로 다른 기종의 로봇뿐만 아니라 엘리베이터, 주문·결제 애플리케이션, 출입문, 인터폰, 콜드체인(저온 유통체계) 등에 필요한 인프라를 연결할 수 있다. 클라우드 기반 모델이라 비용 부담이 적고, 여러 사업에 적용하기 용이하다. KT는 플랫폼 개방성을 높이기 위해 SDK, API를 제공한다.

배송로봇은 최초로 온·습도를 조절할 수 있는 콜드체인 시스템을 적용했다. 적재함 내 온도뿐만 아니라 습도까지 제어할 수 있어 식품의 신선함을 최대한 유지해준다. KT는 호텔, 병원 등에 설치된 로봇\에도 이러한 콜드체인 시스템을 확대 적용할 예정이다. 회사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이번에 선보인 배송로봇은 리조트나 캠핑장을 대상으로 한 상품“이라면서 “텐트 안에서 원격으로 QR코드로 물품을 주문하면 로봇이 배달해 주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KT는 지난해 상용화한 AI 방역로봇을 세계 시장에 내놓고 자사의 로봇 솔루션도 해외 출시를 서두른다. 

(윗줄 오른쪽부터 반시계 방향으로) 구현모 KT 대표, 데니스 앤서니 위 컨버지 설립자, 마리아 그레이스 위 컨버지 사장, 문성욱 KT 글로벌사업실장이 필리핀 DX 사업 개발 협력을 위한 MOU를 체결한 후 기념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KT. 

로봇 이외의 DX 사업도 공략한다. KT는 MWC 2023에서 해외 사업자와 협력해 진출하겠다는 구상을 드러냈다. 필리핀 인터넷 서비스 제공업체(ISP)인 컨버지 ICT 솔루션즈(컨버지)와 전략적 파트너쉽을 맺고 필리핀 DX 사업개발을 위해 힘을 합치기로 했다. 

KT는 지난 2018년 컨버지와 함께 530억원 규모의전국망 구축사업에 참여해 루손섬 북부지역 약 1570km 구간에 광케이블망·통신관로를 담당했다. 컨버지는 사업이 순조롭게 완료됨에 따라, KT와의 추가 협력에 나섰다. 

양사는 AI, 클라우드,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서비스형 영상관제(VSaaS), 서비스형 모빌리티(MaaS), 인터넷데이터센터(IDC), 이커머스 등에서 KT의 DX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또한 조인트벤처(JV) 세워 DX사업을 개발한다. 

그룹 계열사들 역시 DX 영역에서 기회를 모색했다. BC카드는 모바일 기반 국가간 결제망(N2N) 시스템을 선보였다. 상품 등록·판매·관리하는 온라인 커머스 플랫폼이자 모바일 기반 간편결제 솔루션인 페이지, 전자지갑·QR결제·카드 등 다양한 지불수단을 묵어 국가간 결제정보를 중계하는 스위칭 시스템인 BC 게이트웨이, 글로벌 전용 카드거래 승인∙전표 매입시스템인 바이스다. 가맹점에서 모바일로 결제하면 BC 게이트웨이를 통해 결제정보를 국가간 네트워크로 중계한 뒤, 바이스로 거래승인∙매입을 통해 가맹점에 결제대금을 정산하게 된다.

KT는 현재 글로벌 디지코 전략 일환으로 국가간 결제망 구축 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번에 BC카드가 공개한 솔루션은 해당 사업의 핵심으로 꼽힌다. 전 세계 200여개국에서 진행 중인 협력을 기반으로 해외지급결제 시장을 선점할 방침이다. 

DX 사업 확장의 초석이 될 통신기술에서의 협력도 강화했다. KT는 일본 NTT도코모와 개방형 무선접속망(오픈랜) 기술의 글로벌 생태계를 확장하기 위해 협력한다. 

양사는 MWC에서 소프트웨어 기반의 가상화 기지국(vRAN) 등 오픈랜 기술 협력을 논의하고 가상화 기지국 성능 검증, 오픈랜 시스템 검증, 오픈랜 생태계 확장 등을 함께 추진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KT는 가상화 기지국 시스템을 구축·검증해 소프트웨어 중심의 오픈랜 기술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오픈랜은 기지국을 비롯해 무선 통신 장비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분리해 서로 다른 제조사의 장비가 연동할 수 있게 하는 표준기술이다. KT는 국제 오픈랜 표준화 단체인 오랜 얼라이언스 창립 멤버로 활동하고 있으며, 지난해 7월 국내 5G 무선망 환경을 반영한 오픈랜 연동 규격을 제안해 국제표준을 획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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