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CPI와 PPI에 이어 PCE도 강하게 나오며 인플레 우려 고조
일부 학자·전문가 “연준, 물가 잡으려면 금리 6.5%까지 올려야”
연착륙 무산 우려에 美 증시 하락...다우 4주째 밀려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데일리임팩트 이진원 객원기자] 고개를 숙이는 듯 보였던 미국의 인플레이션 압력이 다시 커지고 있다. 이처럼 인플레이션이 되살아나는 기미를 보이자 1월에 잘 나갔던 미국 증시는 약세로 돌아섰고, 시장 참여자와 전문가들은 잇달아 연방준비제도(이하 ‘연준’)의 최종 금리 전망치를 상향 조정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일각에선 연준이 물가를 잡기 위해서 기준금리를 최고 6.5%까지 올려야 한다는 주문도 제기됐다.

24일(현지시간) 미국 상무부가 발표한 1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 상승률은 전년동월대비 5.4%로, 지난해 12월 5.3%에서 오름세로 바뀌었다. 연준이 금리정책을 결정할 때 가장 예의 주시하는 이 PCE 물가지수 상승률은 지난해 6월 7%로 40년 만에 최고치를 찍은 이후 7개월 동안 둔화세를 이어 오다 올해 들어 다시 반등했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PCE 물가지수도 전년과 전월대비로 각각 4.7%와 0.6%의 상승률을 보였다. 0.6% 상승률 역시 지난해 6월 이후 가장 큰 폭의 오름세다.

사라진 디스인플레이션 기대감

연준은 지난 1일 기준금리를 25bp 인상하며 ‘디스인플레이션(disinflation·인플레이션 둔화)’을 처음으로 확인했다는 점을 ‘베이비스텝’의 이유로 들었다. 그러나 이후에 나온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생산자물가지수(PPI)에 이어 PCE 물가까지 일제히 인플레이션 재점화를 시사하면서 시장엔 추가 긴축 공포가 커졌다.

미국의 1월 CPI는 전년동월대비 6.4% 상승했다. 전월 6.5%보다는 둔화했지만, 시장이 예상했던 6.2%를 웃돌았다. 전월대비 상승률은 0.5%로 전달의 0.1%, 시장 추정치 0.4%를 모두 넘어섰다. 1월 PPI는 시장의 전망치인 0.4%를 대폭 웃돈 0.7% 상승했다. 이는 작년 6월 이후 최대 상승폭이다.

다우지수 4주 연속 하락

이처럼 인플레이션 지표들이 강하게 나오자 연준의 공격적인 긴축으로 연착륙이 힘들어질지 모른다는 우려로 증시는 하락하고 있다.

PCE 지표 발표 충격에 지난주 마지막 거래에서 미국 증시의 3대 지수는 일제히 하락했고, 주간으로도 다우존스산업평균 지수는 2.99%, 스탠더드앤푸어스(S&P) 지수는 2.66%, 나스닥 지수는 3.33%씩 각각 빠졌다. 특히 다우 지수의 주간 하락률은 작년 9월 이후 최대다. 이 지수는 지난주까지 4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는데, 이처럼 장기간 하락한 건 근 10개월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얼라이의 브라리언 오베르비 선임시장전략가는 블룸버그에 “인플레이션 뉴스, 1월 랠리 이후 높아진 현재의 시장 밸류에이션, 4분기 부진한 기업 실적을 감안해 봤을 때 현재로서는 (미국) 증시가 오를 여지가 거의 없다”며 “장기간 고금리 현상이 고착되면서 경제가 ‘무착륙(no landing·경제가 침체나 소강상태에 빠지지 않고 상당 기간 호황을 유지하는 것)’할 것이란 시각이 더 ‘울퉁불퉁한 착륙(bumpy landing)’을 할 것이란 시각으로 빠르게 바뀌고 있다”고 진단했다.

연준 최종 금리 전망치 상향

시장에서는 연말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감은 사라진 반면 최종 금리가 당초 예상보다 더 올라갈 것이란 예상은 힘을 얻고 있다.

현재 스왑시장에서는 연준이 향후 열리는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3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25bp씩 인상해 현재 4.5~7.5% 범위인 기준금리 목표치가 7월까지 약 5.4%까지 올라갈 거라는 데 베팅하고 있다.

골드만삭스와 뱅크오브아메리카도 지난주 연준이 올해 당초 예상했던 2차례가 아닌 3차례 기준금리를 인상함으로써 최종 금리가 5.25~5.5% 범위에 도달할 것으로 금리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다.

1월 31일~2월 1일 올해 첫 회의가 열렸던 연준의 FOMC는 3월 21~22일, 5월 2~3일, 6월 13~14일, 7월 25~26일 순으로 개최된다.

6.5%까지 금리 올려야 한다는 주문도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서 기준금리를 최고 6.5%까지 올려야 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PCE 지표 발표 직전 뉴욕에서 시카고대학 경영대학원 후원으로 열린 연례 정책포럼에서 발표된 연구 보고서 저자들은 연준의 인플레이션 초기 대응이 늦었다는 점을 신랄하게 비판하면서, 이제 연준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기준금리를 최고 6.5%까지 올려야 할지 모른다고 경고했다.

55페이지 분량의 보고서 저자들인 마이클 페롤리 JP모건체이스 수석 이코노미스트, 피터 후퍼 도이체방크 이코노미스트, 프레데릭 미시킨 컬럼비아 대학 교수, 스테판 체케티 브랜다이스 대학 교수, 케밋 쉔홀츠 뉴욕대학 명예교수는 “연준이 여전히 인플레이션에 대해 과도하게 낙관적으로 전망하고 있다”면서 “물가를 잡기 위해선 어느 정도의 경제적 고통을 가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이진원 객원기자 주요 이력>

▶코리아헤럴드 기자 ▶기획재정부 해외 경제홍보 담당관 ▶로이터통신 국제·금융 뉴스 번역팀장 ▶ MIT 테크놀로지 리뷰 수석 에디터 ▶에디터JW 대표 (jinwonlee8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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