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경영자 대부분 평균 임기 2~3년
실적 등 다양한 이유로 임기 보장 어려워
성과와 보상 연동시킨 新 체계 필요

사진. 이미지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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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임팩트 최동수 기자] 국내 보험사 최고경영자(CEO)의 임기가 대부분 5년을 넘지 않으면서 다양한 문제점이 초래될 수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특히 경영진의 '단기 실적주의'가 경영성과로 이어지면 보험사의 수익성 악화·기업가치의 감소 등으로 연결되고 고객에게도 재정적인 피해를 줄 수 있다.

전문가들은 보험사 상품 대부분이 장기적으로 판매되는 만큼 경영 역시 장기적인 관점으로 경영성과를 보상하고 체계를 재정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22일 한국금융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보험사 경영진의 평균 재임 기간은 대표이사·사장 평균 50.1개월, 사외이사는 30.6개월, 보수가 존재하는 기타 등기임원은 43.9개월 수준이었다.

보험업권별로 보면 생명보험사 대표이사·사장은 평균 48.9개월의 재임 기간을 보유했으며 손해보험사는 50.3개월이었다.

5년도 채 되지 않는 경영진 임기는 보험사의 수익성과 기업가치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실제 조사 결과 경영진의 임기를 총자산수익률(ROA)와 자기자본수익률(ROE)로 분석하면 재직 기간이 길수록 수익성 지표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보험사의 재무건전성을 보여주는 대표적 지표인 지급여력(RBC)비율 역시 경영진의 재임 기간과 상관관계를 나타냈다. 반면 단기 성과주의 행위 지표인 성장성·불완전판매 비율의 경우 CEO 재임 기간이 짧을수록 커지는 경향을 보였다.

한국금융연구원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보험사 경영진의 임기가 짧을수록 보험사의 수익성과 장기적 가치를 잃어버릴 수 있다"며 "경영진이 일관되고 안정적인 경영활동을 수행할 수 있도록 충분한 재임 기간을 부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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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성과 등 복합적 요인으로 임기 짧아

업계에선 보험사 경영진의 임기에 대해 복합적인 요인이 있다고 지적한다. 금융지주 소속 보험사의 경우 지주 경영진이 변경되면 자연스럽게 보험사 경영진 역시 교체되기도 한다.

특히 보험업은 업권의 특성상 상품계약이 장기이고 판매채널 인프라, 보상서비스망 등의 구축 및 정착에 오랜 시간이 소요되면서 단기간 내 경영성과가 나오지 않고 이로인해 실적을 이유로 경영진이 바뀌는 상황도 발생한다.

신한금융지주의 생보사인 신한라이프도 신한금융지주의 새 회장으로 진옥동 신한은행장이 내정되자 2019년부터 4년간 회사를 이끌었던 성대규 사장 대신 이영종 대표이사로 수장을 교체했다.

김인태 NH농협생명 사장도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올렸지만 정해진 임기 2년을 모두 채우면서 윤해진 대표에게 자리를 내주게 됐다.

'60세 룰'이라는 암묵적 룰이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진 삼성금융계열사 소속 전영묵 삼성생명 사장도 해당 룰로 인해 연임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됐지만 최근 연임에 성공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재임 기간은 평균적으로 2~3년만 부여되지만 대부분의 보험 상품이 10년 이상의 장기 상품이 많은 만큼 성과가 나오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결국 이러한 업권 특성으로 인해 발생하는 보험사 경영진의 '단기 실적주의' 문제는 여러 번 중요한 문제로 다뤄졌다. 임기 내에 실적을 내야 한다는 압박이 크게 작용하면서 불완전판매 등의 부작용도 커지는 상황이다.

또 단기간 내 외형적 실적에만 치중하는 문제가 초래될 수도 있다. 보험사 경영자의 단기성과 추구는 보험사 장래에 수익성 악화와 기업가치의 감소로 이어질 위험 역시 내포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각종 부작용은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지만 마땅한 해결책이 없는 상황"이라며 "고객 피해로 이어지지 않으려면 장기적인 관점의 경영이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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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경영자 보상체계 필요

업계에서는 보험사의 경영이 중·장기적 경영성과와 보상을 연동시키는 방향으로 경영자 보상체계를 설계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또 장기적 관점의 기업가치 제고와 소비자 보호 중심의 경영으로 전환될 필요성도 지적했다.

전문가들 역시 보험사의 성과 보수체계를 개정하면 이러한 폐해를 일정 부분 막을 수 있다고 조언한다. 민간 회사이지만 이를 세밀하게 들여다볼 수 있는 모범규준을 금융당국 차원에서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금융당국도 실제로 단기 실적주의가 가져온 보험권 내 폐해를 개선하고자 '보험사 단기 실적주의 개선 태스크포스(TF)'를 만들었지만 해당 TF는 발족 1년6개월여만에 성과 없이 종료됐다.

다만 이러한 노력은 업계 내에서 꾸준히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성과급 관련 논란이 계속되면서 보험권 내에서도 체계 개선에 대한 움직임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석호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원은 "보험사의 지속 가능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보험회사 경영진이 장기 재임의 기회의 부여해야 한다"며" 이를 통해 일관적이고 장기적인 비전을 가지고 전략 방향을 설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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