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주총 앞두고 상장사 대상 '의결권 행사 기준·사례 소개  
IR 담당자 300여명 참여..'이사보수한도' 등 주총 안건 질의 활발 
참가자 반응 엇갈려...'소통 자체가 긍정적', '알맹이 없다'는 지적도

지난 17일 상장회사회관 지하1층에서 개최된 '국민연금 의결권 행사 세부기준 및 사례' 설명회 현장에서 상장사 IR관계자들이 강의를 경청하고 있다. 사진. 박민석 기자
지난 17일 상장회사회관 지하1층에서 개최된 '국민연금 의결권 행사 세부기준 및 사례' 설명회 현장에서 상장사 IR관계자들이 강의를 경청하고 있다. 사진. 박민석 기자

[데일리임팩트 박민석 기자 ]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주식시장의 '큰손' 국민연금이 실시한 의결권 설명회 현장의 열기는 뜨거웠다.

지난 17일 상장회사회관 지하1층에서는 '국민연금 의결권 행사 세부기준 및 사례'를 주제로 한 설명회가 개최됐다. 국민연금이 한국상장회사협의회와 함께 상장사 대상으로 실시한 최초의 의결권 설명회로 약 300여명의 상장사 IR 담당자들이 참석했다.

올해 국민연금이 적극적 의결권 행사를 예고한 터라, 현장에 참가한 IR 관계자들은 설명회가 진행되는 동안 쉴 새 없이 펜과 전자기기로 강의 내용을 기록했다. 현장에서 나온 질문 또한 10여 개에 달했다.

이날 설명회는 상장사들의 국민연금 의결권 행사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수탁자 책임 활동의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해 마련됐다.

발표에 나선 이동섭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수탁자책임실장은 국민연금의 반대 의결 기본원칙은 '전체주주가치 감소에 영향을 주거나 기금 이익에 반하는 건'이라고 설명했다.

이 실장은 "많은 분들이 의결권 행사에 대해 정치적 고려 기업 옥죄기라고 오해하시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다"며 "국가재정법에 근거해 의결권을 행사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민연금 가입자와 수급자의 이익, 그리고 기금 자산의 안정적인 증식을 위한 목적"이라고 역설했다. 

국민연금에 따르면, 매년 주총에서 의결권 행사 건수와 함께 반대 의결권을 행사한 비중도 함께 늘었다. 반대 비중은 2020년 15.7%(535건), 2021년 16.3%(549건), 2022년 23.3%(803건) 등 대폭 늘었다.

특히 국민연금이 반대 의결권을 행사한 안건 중에서는 '이사 및 감사 선임', '이사 및 감사 보수 한도' 비중이 높았다. 이사 및 감사 선임 안건은 2020년 245건에서 2022년 251건으로 증가했고, 이사 및 감사 보수 한도는 2020년 155건에서 2022년 342건으로 2배 이상 늘었다.

이 실장은 '이사 및 감사 보수 한도' 안건에 대해 '보수 금액과 보수 한도 수준과 경영 성과 연동 여부 등 기준이 매년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실장은 "대다수 기업의 이사 보수 한도액은 실 지급액 대비 과도하게 높아 설정한 보수 한도액이 무의미한 수준"이라며 "기금에서는 이를 주주권리를 무력화 시키는 행위로 보기에 반대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실장은 상장사별 이사 보수 한도가 실 지급액 대비 2배가 적당하다고 귀띔하기도 했다.

분할 및 합병 등에 대한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 기준도 설명했다. 이 실장은 "기업 분할 목적, 분할 방법, 자사주 활용 방법 등을 고려해 주주 입장에서 이익이 되는지를 고려한다"며 "특히 정확한 분할 목적이 보이지 않고 인적 분할을 통한 현금 확보, 최대 주주 지분 확대 등이 눈에 띄는 경우 면밀히 살펴본다"고 말했다.

설명회에 이어 진행된 질의 응답시간에서는 주총 안건 가운데 '이사 및 감사 선임'과 '보수한도액'과 관련해 국민연금의 반대 의결권 행사 기준을 묻는 질문들이 주로 나왔다.

이날 설명회에 대한 참가자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국민연금의 소통 자체가 긍정적이었다는 반응과 여전히 세부기준을 알 수 없어 알맹이가 없는 설명회였다는 반응으로 갈렸다.

A사 IR팀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과거에는 실질적인 설명 듣는 부분은 없었기에 소통하는 자리가 마련된 것 자체가 좋았다"며 "정기적으로 설명회를 개최하면 대응 차원에서 더욱 좋을 것 같다"고 평가했다.

B사 IR팀 관계자는 "국민연금이 기계적으로 의결권을 행사하는 것이 아니라 내부 기준과 구체적인 절차를 통해 진행한다는 것을 알게됐다"고 말했다.

반면 C사 재무팀 관계자는 "이미 언론이나 홈페이지를 통해 이미 나온 내용들이고, 특별히 인상 깊은 내용은 없었다"고 의견을 전했다.

D사 30년차 IR 관계자 또한  '알맹이가 없는 설명회'라고 평가하며 "과거 타 협회에서 진행한 국민연금 의결권 설명회와 내용이 다를 바 없었다"며 "여전히 세부 의결권 행사 기준을 공개하지 않는 것은 결국 정치적인 부분도 고려한다는 점으로 해석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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