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연간 영업이익 5805억원…2% 감소
카톡 정체에 4분기 적자…순손실 5393억원
카톡, SNS처럼 개편…AI·헬스케어·콘텐츠 속도

카카오 홍은택 각자대표. 사진. 구혜정 기자
카카오 홍은택 각자대표. 사진. 구혜정 기자

[데일리임팩트 변윤재 기자] 지난해 카카오의 영업이익이 4년 만에 뒷걸음질 쳤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비대면 효과가 끝난 데다, 경기 침체로 디지털 광고 시장이 좋지 않았던 탓이다. SK(주) C&C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로 대규모 먹통사태가 발생, 영업 손실도 생겼다.

카카오는 올해 역시 녹록치 않은 상황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핵심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새 성장동력을 확보해 중장기적 잠재력을 극대화한다는 데 무게를 실을 예정이다. 이에 그룹의 핵심 서비스인 카카오톡 개편을 추진하는 한편 인공지능(AI), 헬스케어를 바탕으로 기초 체력을 다지기로 했다. 

카카오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불확실한 시장 환경이 지속되고 있어, 이용 편의성을 높이는 동시에 비즈니스 모델을 견고히 하는 등 내실을 다지는 데 노력할 계획“이라며 “올해 비욘드 카카오, 비욘드 모바일 비전 실현에 속도를 내겠다“고 말했다. 

4분기 순이익 적자 전환

10일 카카오는 연결 기준으로 지난해 매출 7조1071억원, 영업이익 5805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16% 늘어난 반면 영업이익은 2% 줄었다. 인건비, 외주·인프라 비용 같은 영업비용이 18% 증가한 게 주 원인이다. 카카오의 영업비용은 1조5726억원, 1조6513억원, 1조7084억원으로 증가했다. 4분기에도 1조6740억원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다만 1분기 31.3%, 2분기 34.8% 등 상반기 두 자릿수 매출 신장을 보이며 선방한 덕분에 시장의 기대치에는 부응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취합한 증권사 전망치 평균(컨센서스)은 매출 7조2242억원, 영업이익 5783억원이다. 

2022년 연간 실적. 자료, 카카오. 

연간 실적은 준수했지만 4분기로 좁히면 얘기가 달라진다. 지난해 4분기 매출은 1조7744억원, 영업이익은 1004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0.6%, 6% 감소했다. 전 분기 대비로도  매출과 영업이익은 5%, 33% 빠졌다. 

지난해 4분기 사업별 매출을 보면, 플랫폼은 전년 동기 대비 4% 감소한 9668억원이다. 일부 연결종속회사의 매출이 빠져 포털비즈가 전년 동기 대비 25% 감소한 979억원에 그쳤다. 클라우드 매출 기저 효과 등으로 플랫폼 기타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13% 감소한 3488억원으로 집계됐다. 반면 카카오톡 기반 사업은 선방했다. 톡비즈는 전년 동기 대비  9% 증가한 5201억원을 기록했다. 광고 시장 둔화에도 비즈보드, 카카오톡 채널 등 톡비즈 광고형 매출은 메시지 광고 덕분에 전년 같은 기간보다 3% 증가했다. 선물하기, 톡스토어 등 톡비즈 거래형 매출도 선물하기 배송상품 성장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17% 증가했다.

콘텐츠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 증가한 8076억원을 기록했다. 스토리 부문은 마케팅 효율화, 지식재산권(IP) 유통 매출 증가로 전년 동기 대비 5% 성장한 2216억원을 기록했다. 제작작품 수가 늘어난 덕분에 미디어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39% 증가한 1248억원을 달성했다. 뮤직 부문에서는 공연 재개로 인해 전년 동기에 비해 14% 증가한 2305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반해 신규 게임 출시가 없었고, 비게임 사업의 비수기 효과로 게임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17% 빠진 2308억원으로 나타났다.

“올해도 만만치 않다“ 변화 예고

카카오톡 프로필에 도입된 공감하기 기능. 사진. 카카오. 

홍은택 대표는 이날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대내외적 어려움은 계속되고, 최소한 상반기까진 성장에 대한 부담이 적지 않다”며 “광고주 수요 감소로 기존 광고 상품의 매출 성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지난 10년 간의 문제를 점검하면서 내실을 다질 계획”이라고 밝혔다. 

실제 카카오는 지난해 영업이익률이 꾸준히 하락했다. 1분기 9.7%에서 9.4%, 8.1%로 내려가더니 4분기에는 5.7%로 주저 앉았다. 결국 4분기 5393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내며 적자로 돌아섰다. 연간으로 넓혀도 영업이익률은 하락세다. 2020년 11%였던 영업이익률은 2021년 9.7%로 내려갔고, 지난해엔 다시 8.2%로 떨어졌다. 

카카오는 신사업 확장을 추진하면서 영업비용이 증가한 게 역성장의 원인으로 꼽는다. 카카오의 영업비용은 2020년 3조7010억원, 2021년 5조5418억원, 2022년 6조5267억원으로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분석은 조금 다르다. 성장엔진 역할을 했던 카카오톡이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는 게 원인으로 본다. 카카오톡의 국내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2021년 4분기 4700만명을 넘어선 뒤 1년 사이 약 70만명이 늘어나는 데 그쳤다. 해외 이용자 유입도 미미하다. 2021년 4분기 5345만1000명이었던 글로벌 MAU는 2022년 4분기 5348만3000명으로 집계됐다, 국내 MAU를 빼면 해외 이용자 수는 변동이 없었던 셈이다. 자사 서비스과 카카오톡을 연동시키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는 점에서 비욘드 카카오에도 제동이 걸릴 수밖에 없다. 

카카오는 핵심사업인 카카오톡, 그중에서도 오픈채팅의 경쟁력 제고에 집중할 방침이다. 채팅 탭에 묶여있던 커뮤니케이션 방식들을 세분화하고 대화의 대상과 관계에 맞는 적합한 커뮤니케이션 형식과 가능들을 제공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통해 SNS처럼 가족, 친구, 직장, 관심사 등 관계 중심의 커뮤니케이션 플랫폼으로 발전시켜 다양한 이용자를 흡수하겠다는 전략이다. 

개인프로필은 이용자가 감정과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공유하고 지인과 소통하는 창구로 발전시킨다. 이미 카카오는 인스타그램의 좋아요와 비슷한 공감스티커를 지난해 12월 프로필에 도입했다. 멀티프로필은 디지털 신분증과 연동해 신뢰도를 높인다. 이와 함께 친구 목록을 관계의 중요도나 커뮤니케이션 빈도에 따라 정렬시키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오픈채팅은 별도의 탭으로 분리해 관심사가 같은 이용자끼리 교류가 안전하게 이뤄질 수 있게 한다. 

칼로로 생성한 토끼 이미지. 사진. 카카오브레인.
칼로로 생성한 토끼 이미지. 사진. 카카오브레인.

향후 서비스 고도화를 위한 준비작업에도 속도를 올린다. 초거대 AI다. 최근 챗GPT 출시로 초거대 AI 경쟁이 뜨거워졌다. 카카오는 한국어 특화 언어모델인 코(KO)GPT를 활용해 분야별 AI 서비스를 내놓을 예정이다. 카카오톡의 조르디를 채팅방에서 AI 비서로 활용하거나 광고 문구를 대신 작성하는 식이다. 

카카오브레인이 개발한 코GPT는 GPT-3 기반으로 설계됐다. 경쟁 AI 모델보다 파라미터(변수) 규모가 적은 대신 비용 효율성이 높아 개발 속도를 올리기 용이하다. 글로벌 빅테크들과 경쟁하기 위한 묘수인 셈이다. 일단 상반기 중 카카오브레인의 이미지 생성 모델인 칼로를 활용, 카카오톡 프로필과 배경사진 등을 만드는 서비스를 선보인 뒤 연내 순차적으로 영역별 AI 서비스를 내놓는다.  

헬스케어 사업 진출도 본격화 한다. 료기관들이 보유한 임상데이터와 의무 기록을 표준화·디지털화할 수 있는 플랫폼과 솔루션을 개발 중이다. 이를 바탕으로 개인 건강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셀프 모니터링하는 서비스를 내놓는다. 

콘텐츠 사업 외연 확장도 추진한다. 카카오는 SM엔터테인먼트 지분 9.05%를 확보, 2대 주주에 올랐다. 지식재산권(IP)과 콘텐츠 기술 역량을 결합해 글로벌 음원 유통, 아티스트 공동 기획, 팬 플랫폼 확대를 추진한다. 아울러 IP 웹툰화·캐릭터화, AI·메타버스·블록체인을 활용한 신사업에도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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