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법상 감사위원 1명만 선임 가능해" vs "법안 취지상 여러 해석 나와"
트러스톤, 주총서 감사위원 주주제안 실패시 법적대응도 불사

트러스톤자산운용 홈페이지 캡처. 사진.트러스톤자산운용 홈페이지
 트러스톤자산운용 홈페이지 캡처. 사진.트러스톤자산운용 홈페이지

[데일리임팩트 박민석 기자] 태광산업이 2대 주주 트러스톤자산운용과 감사위원 선출을 놓고 첨예한 갈등을 빚고 있다.

최근에는 트러스톤이 태광산업에서 소액주주제안을 막기 위해 감사위원 분리선출제를 악용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주주제안부터 법적공방까지 고려 중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행동주의펀드들의 이 같은 주주활동이 기업의 장기적인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10일 트러스톤에 따르면, 다음달 태광산업 주주총회에서 조인식 전 국민연금 최고투자책임자(CIO)를 감사위원으로 추천하기 위한 주주제안을 준비 중이다.

트러스톤은 추천한 감사위원을 선임해, 폐쇄적인 태광산업의 지배구조를 개선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하지만 대주주인 이호진 회장을 포함한 특수관계인의 지분만 50%가 넘는 태광산업에서 주주제안을 통해 감사를 추천해도 통과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감사위원 분리선출제도를 활용하려 했으나, 태광산업에서 분리선출로 선발한 감사위원이 존재한다며 해당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

감사위원 분리선출제도는 감사위원을 겸하는 사외이사는 3%룰(대주주의 지분율을 3%로 제한하는 룰)을 적용해 일반 사외이사와 분리해 선출하도록 하는 제도다. 소주주의 권익 보호를 위해 지난 2020년 도입됐다. 현행 상법상으론 분리선출로 선임한 감사위원은 1명으로 한정하고 있다.

태광산업에는 다음달 임기가 만료되는 1명의 감사위원이 있다. 하지만 이 이외에도 지난해 분리선출로 선발한 감사위원이 남아 있기에 트러스톤의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한다.

실제 태광산업은 2021년 2022년 각각 분리선출제도로 나정인, 최원순 이사를 선발했다. 오는 3월 나 이사가 임기는 종료되지만, 여전히 지난 2022년 추가로 분리선출로 선발된 감사위원 1인(최원준 이사)가 존재하기에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

트러스톤은 과거 감사위원 분리선출에 대해 태광산업이 상법을 위반했다고 주장한다. 현행 상법 제542조의12 제2항에 따르면, 분리선출로 선임한 감사위원은 1명으로 한정하고 있음에도 해당 규정을 어겼다는 것이다. 2명 이상 분리 선임하려면 정관에서 정해야 한다.

트러스톤측에서는 법무부에 유권해석을 의뢰한 결과, 태광산업이 지난해 감사위원 겸 사외이사를 분리선출한 행위가 위법이라는 의견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또한 지난 2021년부터 주주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시점부터, 태광산업이 트러스톤측에서 감사위원을 추천할 것을 예상하고 먼저 분리선출로 추천 할 감사위원 자리를 막은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트러스톤은 “태광산업은 소수주주를 위해 도입된 분리선출제도를 악용해 지난해 현행 법을 어기면서까지 감사위원을 추가로 분리선출하는 무리수를 뒀다”며 “태광산업이 지난해 감사위원을 분리선출한 것은 올해 소수 주주의 감사위원 선임 제안을 막기 위한 목적 때문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반면 태광산업은 법안의 취지와 입법 취지가 소수주주의 보호에 있기에 악용했다고 해석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반박한다.

태광산업 관계자는 “해당 상법 규정의 취지는 소수주주의 보호이기에 해당 조항에 따라 분리선출 감사위원의 수가 1명으로 제한된다고 보아야 하는지 여부에 대해 여러 해석이 나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감사위원 중 2명을 선출해도 소수주주 이익이 침해되는 결과는 전혀 발생하지 않았다고 말한다.

이성원 트러스톤자산운용 부사장은 데일리임팩트에 "이번 주총에서 추천한 감사위원이 선발되지 않는다면 추후 법적 대응에도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행동주의펀드들이 장기적으로 기업 경영에 부담을 준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행동주의펀드들의 목적은 기업의 성장이 아닌 결국 수익 극대화"이라며 "자사주 매입 등으로 기업의 재무구조를 악화시키거나, 특정 문제를 이슈화시켜서 주가를 올려시세차익 노리고 엑시트하게 될 경우 실질적으로 기업의 생존 기반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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