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미콘 가격, 8만300원에서 8만8700원으로 10.4% 인상
철근 가격도 인상 전망…미분양 우려에도 분양가 인상 불가피
건설업계 “소극적 분양가 책정하자니 수익 제로”

국내 한 건설 현장 모습. 본문과 관련 없음. 사진. 이미지투데이.
국내 한 건설 현장 모습. 본문과 관련 없음. 사진. 이미지투데이

[데일리임팩트 최지호 기자] 연초부터 건설업계가 고금리에 따른 미분양 공포와 원자재값 인상이라는 겹악재를 만나 활로를 모색 중이다.

원자재 가격 상승에 공사비 상승이 불가피 한 상황이나, 자칫 분양가격에 잘못 반영했다가는 현재 같은 거래절벽 상황에 치명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건설현장에 쓰이는 레미콘 제조사와 건설사들은 올해 수도권 레미콘 가격을 ㎥당 8만300원에서 10.4% 인상하기로 합의했다.

레미콘 주원료인 시멘트 가격이 지난 2022년 11월 기준 톤당 9만2400원에서 10만5400원으로 인상한 데 따른 것이다.

건설공사 핵심 자재인 철근도 단가가 인상될 전망이다. 올해 1월부터 한국전력의 전기료 인상에 따라 공급사들인 제강사들의 원가부담이 늘어서다.

원자재 가격 상승분은 결국 공사비에 고스란히 반영된다.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건설공사비지수는 지난해 11월 기준 148.70으로 나타났다. 2021년과 비교하면 7.2%, 2020년과 비교해서는 23.6% 상승했다. 건설공사비지수는 자재 및 노무 등 건설 현장에 투입되는 직접공사비에 대한 물가 변동을 추정하기 위해 작성되는 통계 자료다.

하지만 건설사들은 분양가를 내렸으면 내렸지, 정석대로 움직이기 어려운 상황이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고금리 기조로 국내 부동산 핫플레이스인 서울조차 주택수요가 거의 없는 가운데 분양가까지 오르면 시장이 더욱 위축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주택도시보증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서울 민간 아파트 평균 분양가는 ㎡당 902만4000원이다. 이는 지난 2021년 12월(998만3000원) 대비 85만8000원(9.60%) 떨어진 것이다. 3.3㎡당 기준으로는 316만4700원 내렸다.

건설업계로서는 이렇다 할 탈출구가 없는 셈이다.

국내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공사비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지만 미분양 위험부담이 너무 커 분양가를 쉽게 인상할 수 없다”라며 “그렇다고 시장 상황에 맞춰 소극적으로 분양가를 정하기에는 남는 것이 없다. 차라리 분양을 안 하는 게 더 도움이 되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복수의 건설업계 관계자는 “원자재가격 인상과 청약경쟁률 둔화 등으로 어려운 상황이라 올해 사업계획을 짜기부터 만만치 않다”라며 “대체적으로 보수적인 시장 접근을 계획 중”이라고 말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데일리임팩트에 “올해 내내 시장 불투명성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건설사들의 공급 적극성도 과거보다는 낮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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