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집값 하락률 통계 최대 5.55% 차이
한국부동산원처럼 표본가구 많을수록 신뢰성 높아
왜곡 위험도 도사려…민간집계기관도 장단점 혼재

국내 한 아파트 단지 모습. 본문과 관련 없음. 사진. 이미지투데이.

[데일리임팩트 최지호 기자] 국내 3대 시세조사 기관인 부동산R114·한국부동산원·KB국민은행의 지난 2022년 아파트값 하락폭이 기관마다 큰 차이를 보이면서 수요자들에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

각 기관마다 통계 산출을 위한 특징 및 장단점이 혼재하는 만큼 소비자들 환경에 맞는 통계를 찾아 분석할 필요가 있다.

20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부동산R114·한국부동산원·KB국민은행은 지난해 아파트값 변동률을 지난 17일 발표했다.

부동산원이 분석한 하락률은 7.56%다. 반면 부동산R114와 KB국민은행이 집계한 하락률은 2.01%와 3.12%다. 최대 5.55%포인트가 차이난다.

전셋값도 마찬가지다. 부동산R114와 KB국민은행이 집계한 전세 하락폭은 각각 3.35%와 3.84%다. 부동산원은 8.69% 떨어졌다고 집계해 최대 5.34% 차이난다.

지역별로 봐도 차이가 크다. 세종시의 아파트값 하락폭을 보면 부동산원이 –17.12%, 부동산R114는 –4.16%다. KB국민은행 통계로는 –11.97%다. 최대 –12.96% 격차가 발생한다.

이처럼 기관별 오차 범위가 큰 것은 조사표본에서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원의 경우 지역별 조사원들이 주변시세나 실거래가격 등을 조사해 입력하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좀 더 세밀한 조사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으나, 다소 보수적이고 인력 중심의 아날로그적인 방식이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통상적으로 표본가구가 많을수록 실제 거래가격에 가까우면서 신뢰성이 높다”라고 말했다. 부동산원의 표본숫자는 전국 207개 시군구에 걸쳐 총 3만5000가구로 가장 많아서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부동산원 조사의 경우 인력이 중심이다 보니 미세한 수치상 오류가 잦으며, 정치적 압력에 노출된 공기업인 만큼 왜곡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단점이 있다”라고 말했다.

KB국민은행이나 부동산R114는 지역별 부동산 중개사무소를 표본으로 삼는다. 부동산R114나 KB국민은행 모두 협력 중개업소 조사를 거쳐 시장에서 거래 가능한 가격을 도출해 통계로 활용한다.

즉, 민간 통계 기관들은 한국부동산원과 달리 시장 상황을 과잉 해석할 여지는 없다는 것이다.

다만, 통계 산출 방식에서 차이점은 있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표본주택이 거래되면 실거래가를 입력한 경우에 활용한다”라며 “그렇지 않은 경우는 매매사례비교법이라는 평가방식에 맞춰 중개사무소가 직접 입력해 조사한다”라고 말했다.

매매사례비교법은 재산의 감정 평가에서 대상 물건과 유사성이나 동일성이 있는 다른 물건의 매매 사례와 비교해 가격을 산정하는 방법이다.

부동산R114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신뢰성이 낮은 입력치를 거르기 위한 조치로 중개사무소 입력치를 부동산R114에서 한번 더 검증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러한 민간기관들의 통계들은 호가 중심이라 시장 상황을 확대 해석할 가능성이 있다. 표본으로 삼는 지역 부동산 중개사무소도 시장의 흐름에 휘둘릴 수 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해마다 아파트가 멸실되고 새롭게 지어지면서 표본이 달라지기에 시간 흐름에 따라 가격 변화를 보여주기가 어렵다”라며 “수요자들은 부동산원과 민간 통계 기관 모두 참고하는 것이 현명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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