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시세 대비 저렴한 ‘강동 헤리티지 자이’ 완판
같은 지역 재건축 단지 둔촌주공은 미분양 위기
전문가들 “올해 관건은 입지 아닌 가격경쟁력”

서울 강동구 길동 ‘강동 헤리티지 자이’ 투시도. 사진. 분양 홈페이지 갈무리 
서울 강동구 길동 ‘강동 헤리티지 자이’ 투시도. 사진. 분양 홈페이지 갈무리 

[데일리임팩트 최지호 기자] 설 이후 분양 시장 키워드는 가격경쟁력이 될 전망이다.

최근 서울 주요 단지 청약성적은 과거처럼 입지 및 단지 내 품질보다는 주변시세 대비 가격이 얼마나 저렴한지 여부에 따라 갈리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수요자들이 지난해부터 이어진 고금리 기조로 현금동원력이 떨어져 주택 구매에 부담을 느끼는 만큼 이같은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기존처럼 없어서 집을 못팔았던 매도자 우위보다는 매수자 우위 시장이 형성됐음을 의미한다.

19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서울시 강동구에 분양된 재건축 단지 ‘강동 헤리티지 자이’는 지난 10일부터 12일까지 실시된 정당계약과 이후 예비 당첨자 계약 과정에서 완판됐다.

비록 일반분양 물량 219가구에 불과하다고는 하나, 강남 재건축 단지들이 고금리로 힘을 쓰지 못하는 최근 분양추세를 감안하면 조기완판은 이례적인 사례다.

경쟁도 치열했다. 지난 2022년 12월 19일 실시된 강동 헤리티지 자이 특별공급에서 는 113가구 모집에 5340명이 몰리며 47.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튿날 1순위 청약에서도 106가구 모집에 5723명이 몰려 평균 53.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 단지 인기비결은 고금리로 현금동원력에 한계가 있는 수요자들의 호주머니 사정과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강동 헤리티지 자이 전용 59㎡의 경우 6억5485만~7억7500만원에 분양됐다. 같은 시기에 강동구에 분양된 재건축 단지인 둔촌주공(올림픽파크포레온) 같은 평형보다 4억원가량 저렴한 가격이다.

강동구 대장아파트인 ‘고덕 그라시움’은 같은 평형이 지난해 12월 기준 9억9000만원(3층)에 거래됐다. ‘둔촌푸르지오’는 지난해 11월 기준 매매가 8억5000만원대(16층)를 기록했다.

같은 강동구 아파트이지만 강동 헤리티지 자이가 1억원 이상 저렴한 셈이다.

물론 입지에서는 강동 헤리티지 자이가 둔촌주공 등 인근 아파트보다는 어느 정도 불리한 측면이 있다.

잠실과 생활 인프라를 공유하는 둔촌주공과 달리 강동 헤리티지 자이는 인근에 다세대주택 등이 많아 균질성이 떨어져 입지에서는 뒤떨어진다는 평가가 나온다.

더불어 둔촌주공은 9호선 둔촌오륜역 및 지하철 5호선 둔촌동역 도보권인 반면, 강동 헤리티지 자이는 지하철 5호선 길동역까지 도보로 이동이 가능하지만 강남을 지나지 않아 초역세권은 아니다.

그러나 강동구 등 강남 4구 단지들은 지역마다 미세한 차이는 있지만 모두 잠재력이 높은 국내 최고의 입지로 꼽히면서 국내 부동산 1번지로 군림해왔다. 강남 4구 단지의 경우 가격편차가 크지 않고 미분양 사례도 수년간 없었던 점을 감안하면 근소한 입지우위는 큰 의미가 없다.

그러나 40대 1이 넘는 청약경쟁률을 기록한 강동 헤리티지 자이 대비 둔촌주공 경쟁률은 평균 5.5대 1에 그쳤다. 둔촌주공 재건축 조합이 지난 3일부터 17일까지 실시한 정당계약에 의하면 계약률도 70%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용산구 및 강남 3구(서초·강남·송파)를 제외한 모든 지역이 규제지역에서 해제된 ‘1·3 부동산대책’도 강동구 단지의 흥행 격차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1·3 부동산대책 수혜를 받는 것은 둔촌주공도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올해 상반기까지 금리인상 기조가 지속되고 수요자들의 현금동원력을 감안하면 이같이 분양가를 중시하는 현상은 올해 계속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위원은 데일리임팩트에 “멈추지 않는 금리인상에 부담을 느낀 수요자들은 앞으로 큰 폭의 분양가 할인을 요구하고 나설 것”이라며 “올해 청약시장은 좋은 입지보다는 얼마나 저렴한 분양가로 공급되는가를 따지는 상황“이라고 내다봤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도 “이번 강동 헤리티지 자이 흥행 요인은 분양가 경쟁력”이라며 “추후 시세 방어 가능성이 높아 당첨자들이 계약을 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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