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통신량 급증…평상시 대비 21% 증가할 듯
비상운영체제 가동…기지국 용량·운영인력 늘려
연초부터 통신 이상·정보 유출…탈통신 위한 포석

SK텔레콤과 SK오앤에스 직원들이 버스터미널 근방의 네트워크 장비를 사전 점검하고 있다. 사진. SK텔레콤. 
SK텔레콤과 SK오앤에스 직원들이 버스터미널 근방의 네트워크 장비를 사전 점검하고 있다. 사진. SK텔레콤. 

[데일리임팩트 변윤재 기자] 국내 이동통신 3사가 설 연휴를 앞두고 비상운영체제에 들어갔다. 안정적인 서비스 제공과 데이터 품질 관리에 만전을 기하겠다는 방침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20일부터 24일까지 특별 소통 상황실을 운영한다. 전국적으로 일평균 1300여명의 자회사·관계사·협력사 전문인력을 배치해 통신서비스를 24시간 모니터링할 계획이다. SK텔레콤, SK브로드밴드, SK오앤에스, 홈앤서비스 등 관계사의 연휴 근무 인력은 연인원 6700명에 달한다.

KT도 20일부터 25일까지 네트워크 집중 관리 체제에 돌입한다. 하루 평균 1200여명의 네트워크 전문가가 근무하며 집중 감시할 예정이다. 긴급 복구 임시 태스크포스(TF)도 운영한다. 

LG유플러스 또한 20일부터 24일까지 비상운영체계에 돌입한다. 연휴 기간 발생할 수 있는 비상상황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도록 서울 마곡사옥에 종합상황실을 열고 24시간 집중 모니터링할 예정이다.

통신3사는 연휴 전날인 20일 오후 귀성길, 설 당일인 22일 귀경길에 가장 많은 트래픽이 발생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SK텔레콤에 따르면 설 당일 전국 데이터 사용량이 최고점에 달해 평상시보다 21% 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통신3사는 트래픽 증가가 예상되는 지역의 5G·LTE 기지국 용량을 늘리고 품질 점검과 서비스 최적화 작업을 끝낸 상태다. 

SK텔레콤은 기차역, 버스 터미널, 공항, 주요 관광지, 숙박시설, 번화가 등을 중심으로 5G·LTE 기지국 용량을 증설하고, 국지적 데이터 트래픽 증가가 예상되는 고속도로 상습 정체구간에서 이동통신 품질 관리를 강화한다. 귀성·귀경길 사용이 늘어날 티맵의 서비스 안정화에도 만전을 기한다. KT도 전국 1000여개 지역의 통신 인프라의 품질 점검과 용량 증설을 완료했다. LG유플러스는 데이터 트래픽과 통화량 증가가 예상되는 중요 거점지역에는 현장 요원을 배치하고, 5G·LTE 기지국 품질 점검을 마쳤다. 

전반적으로 통신 품질에 신경을 쓰고 있지만, 통신사별로 더 챙기는 분야는 다를 것으로 예상된다. SK텔레콤은 영상통화 서비스 이용자가 3배 가량 늘어날 것으로 보고, 연휴 4일간 자사 서비스 가입자에게 무료로 영상통화 서비스를 제공한다. LG유플러스는 설 연휴 기간 유플러스TV VOD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동영상 시청이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캐시서버 용량 증설 등을 진행했다.

KT는 연휴를 노린 사이버 공격을 대비해 디도스(DDoS) 공격 실시간 감시 대응체계를 가동한다. 새해 인사를 사칭한 스미싱 문자, 보이스피싱과 같은 사이버 사기 행각을 차단하고, 실시간 감시를 강화하기 위해서다. 또 해외 여행객 급증에 대응해 로밍 트래픽을 집중 감시하고 국외 통신 사업자와의 협력 체계를 정비했다. 

통신3사가 설 연휴 서비스 관리에 총력을 기울이는 이유는 연초부터 사고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연말연시 데이터 품질 유지를 위해 네트워크 집중 관리에 나섰지만 구멍이 발생했다. 부산·울산·경남 일부 지역에서 26분간 KT 유선 인터넷 접속 이상이 발생했다. DNS 장비의 이상으로 인해 업무·결제가 중단되거나 인터넷 접속 오류를 발생했다. 

설상가상으로 보안관리에도 허점이 노출됐다. LG유플러스는 18만명의 가입자 개인정보가 유출된 사실을 뒤늦게 인지하고 공지를 띄웠다. 이름과 주소 같은 신상정보부터 유심번호, 단말모델 같은 단말기정보까지 털렸다. SK텔레콤도 메타버스 플랫폼인 이프랜드 가입자 유치를 위해 이벤트를 진행하면서 1000여명의 이름과 전화번호가 노출됐다. 

통신3사는 공통적으로 올해 비통신 사업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내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본업 소홀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 사고가 연달아 발생해 탈통신 전략에 제동이 걸릴 위험이 생겼다. 

특히 통신3사의 사고는 장기적으로 기업의 환경·사회·지배구조(ESG) 등급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는 문제이기도 하다. 이에 안정적인 통신서비스 구현을 통해 세간의 우려를 씻겠다는 방침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진짜 5G로 불리는 28㎓ 사업에서 사실상 손을 떼면서 통신사들이 본업 경쟁력을 키우는 데 관심이 있는지 우려하는 시각이 적지 않다“며 “통신량이 늘어나는 명절에 문제가 터지면 탈통신 행보에 대한 비판 여론이 거세질 수 있다. 주가 부양이 필요한 CEO 입장에서 비통신사업을 포기할 수 없는 카드인 만큼, 명절 품질관리에 총력을 다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데일리임팩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