밈코인 봉크, 연초 최대 50배까지 급등
비트코인도 올해 20% 중반대 오르며 'FTX 파산' 이전 수준 회복
전문가들, 암호화폐 시장의 지나친 낙관 경계

도지코인 이미지, 사진=픽사베이
도지코인 이미지, 사진=픽사베이

[데일리임팩트 이진원 객원기자] 새해 들어 비트코인 등 주요 암호화폐가 랠리를 펼치고 있는 가운데 밈코인인 봉크(bonk) 코인이 특히 두드러진 강세를 나타내고 있어 주목된다. 지난해 12월 말 출시된 후 연초 최대 5,000퍼센트까지 급등한 것.

봉크 가격 움직임. 출처=코인마켓캡 그래프 캡처 
올해 봉크 가격 움직임. 출처=코인마켓캡 그래프 캡처 

이후 상승폭을 반납했지만 17일(현지시간) 현재 여전히 올해 상승률이 900%일 정도로 다른 코인 대비 상대적으로 높은 상승률을 유지 중이다. 다른 밈코인인 도지코인과 시바이누는 올해 각각 19%와 27% 올랐다.

다만 가격이 급등했다고는 하나 고점을 찍었을 때조차 가격이 0.000004873759달러에 불과해서 시가총액은 2억 500만 달러(약 2,550억 원)로 크지 않은 편이다.

전문가들은 암호화폐 랠리 바람을 타고 투기세력이 베팅하자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봉크 같은 밈코인 가격이 단시간 내 급등하는 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보면서 추격 매수에 대한 경계감도 드러냈다.  

디지털 자산 서비스 회사인 웨이브 파이낸셜의 공동설립자인 레스 보사이는 로이터에 “봉크나 도지코인 같은 밈코인들은 오른 만큼 하락할 수 있으니 투자에 특히 신중해야 한다”며 신중한 투자를 당부했다.

봉크는 블록체인 개발사 솔라나랩스가 개발한 퍼블릭 블록체인 플랫폼인 솔라나 생태계 최초의 밈코인으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트윗으로 유명해진 도지코인처럼 웃고 있는 시바이누 개를 모델로 만들어졌다. 밈코인이란 인터넷 짤을 의미하는 밈을 활용하여 재미로 만든 암호화폐를 말한다.

봉크 가격이 급등하자 솔라나 가격도 올해 131% 급등하며 주요 암호화폐 증 최대 상승률을 나타냈다.

연초 암호화폐 급등에 다양한 이유 제기돼

새해 들어 밈코인뿐 아니라 암호화폐 가격이 전반적으로 급등하자 급등 원인에 대한 여러 가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인플레이션이 정점에 달했다는 시각에 최근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가 몰리고 있다는 점에서 급등 원인을 찾았다.

웨이브 파이낸셜의 보사이는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는 다른 자산보다 먼저 움직이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에 최근 상대적 강세가 두드러졌다”고 분석했다.

암호화폐의 큰손들인 ‘고래들(whales)’이 랠리를 주도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최근 거래 규모가 급격히 늘어났다는 점이 이 같은 분석의 근거다.

디지털 자산 데이터 분석 기업 카이코(Kaiko)는 16일 일련의 트윗을 통해 1월 8일 이후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에서 비트코인-달러쌍의 거래 규모가 평균 700달러에서 이날 1100달러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암호화폐가 급등하자 포모(FOMO) 증후군이 되살아나면서 가격의 추가 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는 기대감도 제기됐다.

노엘 애치슨 코인데스크의 리서치 팀장은 최근 ‘암호화폐가 이제 대세’라는 제목의 뉴스레터에서 “지금부터 시장 움직임에 FOMO가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FOMO는 ‘삶을 더 윤택하게 만들어줄 수 있는 정보나 사건이나 경험이나 인생 결정을 모르거나 놓치고 있는 것 같을 때 느끼는 두려움’을 뜻하는 영문 Fear of Missing Out의 머리글자를 따 만든 단어다. 2021년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암호화폐와 증시 급등에 포모 증후군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 많이 나왔다.

새해 들어 밈코인 외에 주요 암호화폐 가격 급등...상승 막을 변수도 많아

암호화폐의 대장주인 비트코인은 이틀 동안 2만 1,000달러 위에서 머물면서 지난해 11월 암호화폐 거래소인 FTX 파산 사태 직전의 가격을 회복했다.

코인마켓캡(CoinMarketCap)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7일 동안 비트코인 가격은 22% 이상 급등했다. 올해 상승률은 26%가량 된다.

비트코인은 FTX 파산 사태가 정점이던 지난해 11월 7일과 8일 사이 불과 하루도 안 돼 이 정도 수준으로 급락한 바 있다. 이후로 1만 6,000달러 이하로도 몇 차례 떨어지기도 하는 등 가격 회복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비트코인 외에도 지난 7일 동안 기준 이더리움도 18% 이상 올랐고, 리플과 BNB 도 10% 이상의 상승률을 나타냈다.

추가 랠리 불확실 

암호화폐가 급등하고 있지만 최근의 급등세가 얼마나 이어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비트코인의 경우 기술적으로는 이미 과매수 상태다. 비트코인의 ‘14일 상대강도지수(RSI)’는 90까지 올랐는데 이는 ‘과매수’로 간주되는 70보다 훨씬 높은, 약 2년 만의 최고 수준이다.

FTX 파산 사태에 대한 여진이 계속되고 있고, 암호화폐 중개업체인 제네시스와 모회사인 디지털 커런시 그룹을 둘러싼 부채 문제도 해결이 안 된 상태라 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디지털자산 증권 거래 플랫폼인 프로메튬의 공동설립자인 아론 카플란은 "최근 강세에도 불구하고 암호화폐 시장이 확실히 (반등으로) 돌아섰다고 선언하기는 시기상조"라면서 "시장이 예상하는 것보다 금리가 덜 올라 위험 자산이 수혜를 보면 암호화폐도 상승 추세를 이어갈 수 있겠지만 당장은 여전히 불확실성이 너무 많다"고 말했다. 

<이진원 객원기자 주요 이력>

▶코리아헤럴드 기자 ▶기획재정부 해외 경제홍보 담당관 ▶로이터통신 국제·금융 뉴스 번역팀장 ▶ MIT 테크놀로지 리뷰 수석 에디터 ▶에디터JW 대표 (jinwonlee8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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