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체기 빠진 보험산업에 혁신 필요
디지털 전환·소비자 신뢰 주요 과제
보험사 수장들도 '변화'에 한목소리

사진. 이미지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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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임팩트 최동수 기자] 보험업계의 2023년 계묘년 화두는 '혁신'이다. 저출산·고령화와 금리 인상 기조가 계속되면서 보험산업은 침체기에 빠졌고 안정성 확보와 '디지털' 등 미래산업 추진을 위한 혁신이 업계 판도를 좌우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부터 새롭게 적용된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을 적응하는 문제와 함께 보험사의 '디지털 전환' 역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잇따라 디지털 조직을 확대했고 역량 강화에 힘을 쏟고 있는 상황이다.

보험업계 수장들 역시 빠르게 변해가는 보험산업에 맞추기 위해 자체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하면서도 보험의 디지털화에 대해선 발전이 필요하다며 한 목소리를 냈다.

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보험사 회계가 '보험부채의 시가평가', '발생주의' 등을 골자로 하는 새 회계기준인 IFRS17 체제로 본격 전환됐다. 이에 맞춰 감독회계도 신지급여력제도인 'K-ICS'로 재편됐다.

보험부채의 평가 방식이 시가 평가로 바뀌는 IFRS17 제도에선 금리 변동 관련 리스크가 커져 향후 준비금을 더 쌓아야 하는 등 재무 건전성 악화가 불가피한 만큼 보험사들은 리스크 관리와 건전성 확보에 더욱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업계에선 과거 고금리 저축성보험을 많이 판매한 국내 생명보험사들이 재무적으로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최근 시중금리가 급격히 오르면서 부담이 상당히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IFRS17 도입을 앞두고 지난 수년간 보험업계가 저축성 상품 판매는 줄이고 보장성 상품 판매는 늘리는 고강도 체질 개선에 나선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보험사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보험사들은 이익의 원천이 되는 계약서비스마진(CSM)은 최대한 확보하는 방향으로 경영전략을 수립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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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시기 올해도 이어져…'디지털 전환'이 핵심

지난해 보험업계는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한 고물가·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유동성 위험이 커지는 등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보험을 해약하거나 보험료를 미납하는 사례가 늘고 퇴직연금 갱신과 저축보험 고금리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자금 유출도 늘어났다.

결국 현금 보유고가 점차 떨어지자 보험사들은 조 단위의 채권을 내다 팔며 자금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단기차입 한도를 늘리고 구조조정에 나서며 위기 극복에 나섰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않으면서 변화가 필요하단 목소리 역시 커지고 있다.

올해 역시 금리 인상 추세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업계에선 기존 방식이 아닌 혁신을 통한 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특히 '디지털 전환'과 '소비자 신뢰'를 올해 주요 과제로 꼽으며 미래 신사업을 위한 저변을 확장해가고 있다.

전희수 생보협회 회장도 "보험업 전 영역의 디지털 혁신을 위한 규제 개선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보험사들은 디지털 조직 정비에 열을 올리고 있다. 1일 출범한 KB라이프생명은 디지털, 데이터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는 DT본부를 신설하며 디지털 전환(DX)에 본격 나설 계획이다.

신한라이프는 최근 정보통신기술(ICT)과 디지털 경쟁력 극대화를 위해 DX그룹을 신설했고 교보생명도 작년 12월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 등 고객 데이터를 활용하는 그룹데이터전략팀을 신설했다.

KB손해보험은 고객·상품·채널(CPC) 운영체계 실행력 강화를 위해 CPC디지털부문을 새롭게 만들었고 현대해상은 2019년 디지털기획파트를 만든 데 이어 인슈어테크 등 미래 먹거리인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신성장파트를 신설했다. 삼성화재도 디지털 사업 추진력을 높이기 위한 조직개편을 일부 단행했다.

'소비자 신뢰' 역시 보험업계가 중점을 두는 목표다. 그간 보험은 상품 가입이 어렵고 복잡해 진입장벽이 높고 이로 인해 생겨나는 민원이 많아 소비자 신뢰가 낮은 것이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정지원 손보협회장은 "소비자 입장에서 기존 서비스의 불편하거나 모자라는 부분이 없는지 차근차근 점검하면서 소비자 보호의 사각지대가 없는지 꼼꼼히 챙겨보자"는 취지의 이야기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기환 KB손해보험 대표이사 사장. 사진. KB손해보험.
김기환 KB손해보험 대표이사 사장. 사진. KB손해보험.

보험사 수장들도 위기관리·변화 강조

보험업계 수장들도 신년사를 통해 선제적인 위기관리와 더불어 변화를 강조했다. 정종표 DB손해보험 대표이사는 "선제적 상품 개발과 전략적 상품의 포트폴리오 최적화, 펫 보험과 헬스케어 등 신수익 모델 발굴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현대해상의 각자 대표인 조용일 부회장과 이성재 사장은 공동 신년사에서 올해도 어려움이 예상된다며 임직원들의 집단지성을 요구했다.

삼성생명 전영묵 사장 역시 신년사에서 무한게임의 구조로 전환을 강조하면서 "과감한 혁신과 도전을 통해 변해야만 생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기환 KB손해보험 대표이사 사장은 시무식에서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2023년은 대한민국 보험업 역사상 가장 어려운 한 해가 될 것이라고 예상한다"며 적극적인 대응을 강조했다. 

보험사 관계자는 "어려운 시기가 될 것이라는 예측은 이미 많이 나온 상황이라 대응을 철저하게 하고 있다"며 "결국 새로운 수익 모델을 찾을 수 있는 변화가 승패를 가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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