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엔, 3일 6개월래 최저인 129.79엔까지 하락
전문가들, 올해 달러/엔 120엔 부근까지 하락 예상
엔화값 상승, 수출 의존도 높은 日 기업들 실적과 주가에는 부정적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데일리임팩트 이진원 객원기자] 최근 들어 엔화가 빠른 속도로 가치가 상승하고 있다.

3일 엔화값은 장중 최대 0.8% 오르면서 달러/엔 환율은 129.79엔까지 내려갔다. 달러/엔 환율이 120엔대를 기록한 것은 지난해 6월 2일 이후 7개월여 만에 처음이다.

4일 오전 10시 45분 현재는 달러/엔 환율은 130.92엔 부근에서 거래되고 있다.

최근 6개월간 달러/엔 환율 움직임. 출처: 구글 파이낸스 캡처 
최근 6개월간 달러/엔 환율 움직임. 출처: 구글 파이낸스 캡처 

전문가들은 일은의 통화 긴축 움직임으로 미국과 일본 국채 금리 사이의 격차가 축소될 경우 올해 달러/엔 환율이 120엔 부근으로 더 내려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달러/엔 환율은 지난해 초만 해도 115엔 부근에서 거래됐지만,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공격적 금리 인상 영향에 10월에는 1990년 이후 32년 만에 처음으로 152엔 부근까지 상승했었다. 엔화값이 이처럼 급락하자 일본 정부는 약 24년 만에 처음으로 시장 개입을 단행하기도 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레벨과 비교했을 때 현재 달러/엔은 16% 이상 내려온 상태다. 

GAMA 자산운용의 글로벌 매크로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라지브 드 멜로는 블룸버그에 “엔화가 최근 강세를 보였지만 현재 엔화 수준은 여전히 상당히 저평가되어 있다”며 “4월에 내 예상대로 마이너스 금리 시대가 끝날 경우 엔화의 추가 강세를 가로막는 장애물이 사라지게 되는 셈”이라고 말했다.

일은 출구전략에 엔화 추가 강세 전망 

최근 엔화의 강세 원인으로는 무엇보다 올해 미국의 금리 인상 속도는 둔화되겠지만, 일은은 초완화통화 정책에 작별을 고하면서 채권 금리를 끌어올려 해외 투자금 유입을 촉발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꼽히고 있다.

연준은 지난해 4차례에 걸쳐 75bp씩 기준금리를 올린 후 12월에는 50bp 인상에 그쳤다. 연준이 올해 3월이나 4월경에 금리 인상 캠페인을 중단할 것이라는 전망이 주류인 가운데 일각에서는 이러한 공격적 금리 인상으로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질 위험이 커진다면 연준이 결국 올해 하반기경에는 금리 인하로 선회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시장의 예상대로 일은이 10년 동안 이어져온 초완화 통화정책을 중단하는 ‘출구전략’을 쓸 경우 미국과 일본 사이의 채권 금리 격차는 줄어들 수 있다. 이는 엔화 강세 요인이 된다. 

시장 참가자들은 지난해 12월 20일 일은이 장기금리 변동 허용폭을 확대하기로 결정하며 그동안 유지해왔던 대규모 초완화적 통화정책을 축소하는 결정을 내린 걸 초완화 통화정책을 정상화하기 위한 첫걸음을 뗀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당시 일은은 기준금리는 기존의 –0.10%로 유지하면서도 장기금리 변동 허용 폭을 기존의 ±0.25%에서 ±0.50%로 확대하는 ‘사실상 금리 인상’ 조치를 취했다.

수출 기업 실적과 주가 타격 불가피 

엔화가 예상대로 계속해서 강세를 보인다면 도요타와 소니 등 수출 의존도가 높은 일본 기업들의 실적은 악영향을 받는 한편 일본 증시의 닛케이 지수도 하락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닛케이 지수는 지난해 9.4% 하락한 26,094.50으로 거래를 마쳤다. 닛케이가 연간 하락한 건 4년 만에 처음이다.

올해 첫 거래일인 이날 오전 10시 45분 현재 닛케이는 1.3% 정도 내린 25,750.50에 거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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