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SIF, '국민연금 해외주식 의결권 보고서' 발간
일관성 부족 지적하며 '명확한 기준 필요성' 강조

[데일리임팩트 박민석 기자 ] 국민연금이 해외투자기업 기후 관련 안건에 대한 의결권 행사시 명확한 기준이 없다는 지적이 나왔다. 

3일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KOSIF)가 발간한 ‘국민연금 해외주식 의결권 보고서’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2018년부터 2022년 5월말까지 파리기후협약, 산림파괴와 관련한 주주제안에 일관되지 않은 의결권을 행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0월 기준으로 국민연금은 259조7000억원을 해외주식에 투자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국민연금의 해외 환경 관련 의결권 행사는 늘었다. 지난해 국민연금의 환경 관련 의결권 행사 내역은 총 14건으로, 지난 2018년부터 3년간 6건에 비하면 두 배 이상 증가했다.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의결권 행사 횟수가 늘어난 배경은 국민연금의 주주활동이 늘어난 것보다는, 동일한 투자기업에 타 해외주주들이 제안한 환경·기후 관련 안건이 많아진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자료. 국민연금 해외주식 의결권 보고서

의결권 행사 횟수는 늘어난 반면 일관성은 없었다. 일례로 지난해 동일한 정유기업인 ‘엑손 모빌’과 ‘쉐브론’ 주총에 올라온 ‘온실가스 감축목표’ 재설정 요구 주주제안에 국민연금은 각각 반대와 찬성표를 던졌다.

반면 캘리포니아 공무원 연금(CalPERS)와 노르웨이 국부펀드(NBIM)는 일관된 ‘찬성’ 의사를 밝혔다.

뿐만 아니라 지난 2020년에도 ‘프록터&갬블(P&G)’에 ‘삼림 벌채를 없애기 위한 노력에 대한 보고서’를 요구한 주주제안에 대해선 ‘찬성’을 행사했으나, 2022년 ‘홈디포’에 ‘공급망 내 삼림파괴 및 일차림 파괴 근절을 위한 노력에 대한 평가 및 결과 보고서’를 요구하는 주주제안에는 ‘반대’했다.

당시 국민연금은 엑손모빌과 홈디포와 주주제안에 반대한 근거로 이미 두 기업이 주주제안에서 요구하는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다는 이유였다. 

하지만 홈디포 ESG 보고서에는 삼림 보호를 위한 여러 정책들은 언급되어 있었으나, 결과와 평가는 포함되어 있지 않았다.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은 “해당 주주제안은 투자자 입장에서 관련 정보가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해 올라왔을 가능성이 있다”며 “국민연금은 두 기업이 공개하고 있는 환경 관련 정보가 주주제안 요구를 만족하는지 여부를 판단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또한 국민연금의 일관성 없는 의결권 행사 이유로, 기후변화를 비롯한 환경 이슈에 대한 입체적인 이해 부족과 이에 따른 명확한 판단 기준이 부재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은 “국민연금은 명확한 기준 마련을 통해 기후와 환경 관련 의결권 행사의 일관성을 높여야 한다”며 "유니버셜 오너(Universal Owner)로서 일관성을 가진 의결권 행사와 관여활동으로 국내 전체 산업의 기후경쟁력을 제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데일리임팩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