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먹튀 논란·먹통사태·금산분리 위반 등으로 다사다난
네옴시티 수주 기대감 상승…재생에너지 등 친환경 전환 가속

카카오는 개발자 컨퍼런스를 통해 이중화 등 기술적 조치들을 설명하는데 집중했다. 먹통사태 지우기 의도가 깔렸다는 분석이다. 사진. 이프 카카오 영상 갈무리.
카카오는 개발자 컨퍼런스를 통해 이중화 등 기술적 조치들을 설명하는데 집중했다. 먹통사태 지우기 의도가 깔렸다는 분석이다. 사진. 이프 카카오 영상 갈무리.

[데일리임팩트 최진호 기자] 국내 IT업계 양대산맥, 네이버와 카카오의 임인년은 롤러코스터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비대면 효과를 누린 전년과 달리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이들의 실적도 하락했다. 24시간 끊김없는 서비스가 제공돼야 하는 데다, 플랫폼 고도화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관련 인력과 인프라 투자를 지속해야 하는 IT업계 특성상 비용 부담이 높아졌지만, 경기 침체의 여파로 광고 매출이 줄어든 탓이다. 

특히 지난 10월 발생한 대규모 서비스 장애는 IT기업의 경쟁력과 플랫폼 독과점에 대해 상기시킨 계기가 됐다.

악재와 호재가 함께한 1년

카카오는 지난 10월 전국민이 사용하는 메신저 카카오톡이 오후 3시부터 무려 10시간 가량 정상 작동하지 않았다. 이른바 카카오 먹통 사태다. 판교 데이터센터에서 발생한 화재가 원인으로, 카카오톡 먹통은 일시적 시스템 정지가 아니라 시장 전체를 일순간에 마비시켰다. 피해를 가늠하기조차 어렵다.

카카오톡의 먹통이 사회 전반에 영향을 끼치면서, 국민들 사이에서는 독과점 플랫폼을 사용하는 것에 대해 상황에 따른 대체제로 전환이 필요하다는 논의로 이어지기도 했다.  실제로 카카오톡 먹통 사고에도 10대, 20대들 대부분이 인스타그램 다이렉트메세지(DM)을 활용했고 편리하다는 목소리도 많았다. 결과적으로 책임을 통감한 남궁훈 전 카카오 각자대표는 전격 사임하기로 했다.

뿐만 아니라 최근 창업주인 김범수 미래이니셔티브 센터장의 개인회사 케이큐브홀딩스(KCH)가 카카오·카카오게임즈 등에 의결권을 행사한 혐의와 관련해 금산분리 규정 위반을 사유로, 공정위로부터 검찰 고발도 당했다. 이 외에도  그룹 계열사 카카오페이 류영준 전 대표가 상장 직후 먹튀 논란을 겪는 등 유독 IT업계에 카카오발 악재가 끊이지 않았다.

물론 호재도 있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최첨단 도시, 이른바 ‘네옴시티’ 건설에 대한 계획으로 국내 IT기업에 대한 투자를 본격화 하고 있다는 점이다. 네옴시티는 사우디 아카바만에 만들어질 미래 도시로, 사업 규모만 710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의 국부펀드 PIF는 카카오엔터에 8000억원 가량의 투자를 예고하고 있다. 악재부터 호재까지 다사다난한 임인년을 보내고 있는 셈이다.

네옴시티 중심에 국내 IT 기업들이 대거 투입된다는 것은 국내 산업 전반에 연쇄작용을 가져올 수 있다. 특히 사우디가 K-콘텐츠는 물론 게임에 대한 관심도가 크다는 것은 네이버와 카카오를 비롯 한국에서 기술력을 가지고 있는 모든 스타트업에게는 기회가 될 수 있다. 

다만, 현재까지 투자가 확정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 마냥 낙관하는 것은 이르다는 지적도 있다. 카카오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투자 유치와 관련해 여러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은 맞다”라며 “하지만 현재까지 확정된 것이 없어서 구체적으로 말씀 드릴 수 있는 부분도 없다”고 말했다.

네이버 1784 옥상 태양광 설비. 사진. 네이버.
네이버 1784 옥상 태양광 설비. 사진. 네이버.

친환경 전환 작업에 속도 내는 IT업계

네이버는 지난 1일 재생에너지 확대 도입을 위해 한국전력, 앤라이튼과 제3자간 전력거래계약(PPA)을 체결하고 사옥에 연간 재생 에너지 15%를 적용하기로 했다. 최근엔 한국수자원공사와도 RE100 달성을 위한 MOU를 체결해 재생 에너지를 공급 받기로 했다.

10월엔 글로벌 인터넷 플랫폼 기업 가운데 두 번째로, 친환경 차량 전환을 통한 온실가스 감축을 목표로 하는 글로벌 이니셔티브 EV100에 가입했다. 네이버는 오는 2030년까지 100% 친환경 전기차로 전환할 계획이고 이미 올해 3분기 기준 운영 중인 법인차 15% 이상이 전기차로 전환된 상태다.

카카오도 친환경에 진심이다. 작년 환경 경영 방침을 수립한 이래 이사회를 통해 친환경 인터넷데이터센터(IDC)를 구축하기로 하고 오는 2029년까지 약 10년간 4249억원의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준공은 2023년부터다. 올해도 카카오 공동체가 입주 예정인 판교 알파돔시티에 친환경 건축물 인증 제도 LEED 획득 투자, 안산에 건립 예정인 데이터센터의 친환경적 설계 투자 등을 진행 중이다.

이 외에도 제주오피스 부지 12만7000㎡ 일대에 카카오 제주 공동 아지트를 조성할 예정이다. 기존 건축물을 리뉴얼하고 신규 건축물과 관련한 도시계획 인·허가 등 행정 절차도 진행한다. 특히 환경·사회·지배구조(ESG)가 화두인 만큼 친환경 에너지 사용 등 환경 전반을 고려한 공간이 만들어질 예정이다.

IT업계 한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아무래도 IT 기업들이 기술적으로, 상황적으로 보다 진일보하는 게 과제이기 때문에 재생 에너지로의 전환 등을 나서고 있다고 본다”라며 “네이버의 경우도 ESG가 처음 논의되기 이전부터 관련 내용에 대해 언급했던 것처럼, 기업들의 자연스러운 변화의 과정이고 어떻게 보면 당연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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