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행, 20일 통화완화 축소...장기금리 상한 0.5%로 인상
니혼게이자이 등 외신들 “사실상 금리 인상”
완화 기조 유지 예상했던 시장 민감하게 반응...증시 급락+엔화 급등

사진=픽사베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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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임팩트 이진원 객원기자 기자]  일본은행이 20일 기준금리를 유지하면서도 장기금리 변동 허용폭을 확대하기로 결정하며 그동안 유지해왔던 대규모 초완화적 통화정책을 축소하는 결정을 내렸다.

이틀간의 금융정책 결정회의를 끝낸 일은은 기준금리는 기존의 –0.10%로 유지하면서도 장기금리 변동 허용 폭을 기존의 ±0.25%에서 ±0.50%로 확대해서 이날부터 적용하기로 했다.

현재 장기금리가 기존의 상한인 0.25% 수준이라는 점에서 상한이 올라가기 때문에 “사실상 금리 인상”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외신들은 분석했다.

스테이트스트리트의 바트 와카바야시 매니저는 일은의 결정을 두고 “정말 예상하지 못했던 결과”라며 “일은이 출구 전략과 관련해 시장을 시험하기 시작하고 있다”고 말했다.

역사적인 인플레이션으로 해외 중앙은행이 금리 인상에 나선 가운데 일본의 국채 금리에도 상승 압력이 강해지고 있었지만, 일은은 금융정책으로 장기금리를 인위적으로 억누르면서 시장 기능 저하가 우려됐었다.

일은은 이날 성명에서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기업의 채무 등 금융환경에 악영향을 미친다”며 “완화적인 금융 여건을 유지하면서 시장 기능을 제고하고 전체 수익률 곡선 모양을 제대로 만들기 위해 이와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통화정책 축소 이유를 설명했다.

주가 급락, 엔화 급등 

코로나19의 영향에서 회복되고 있는 일본 경제를 부양하고 임금 인상을 뒷받침하기 위해 대규모 금융 완화 정책을 유지할 것이란 구로다 하루히코 총재의 방침이 유지될 것으로 기대했던 금융시장은 이런 예상외의 결과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미국의 주가지수 선물과 아시아 증시는 급락했고, 엔화 가치는 미국 달러 대비 2% 이상 상승했다. 일본의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속등했다.

일은의 결과가 나오기 전 강보합 거래되던 일본의 닛케이 지수는 2% 중반대 급락하며 아시아 증시를 끌어 내렸다. 간밤 미국 증시 3대 지수가 일제히 하락 마감한 영향으로 하락 출발했지만 잠시 상승 반전했던 한국의 코스피 지수는 일은의 결과가 나온 직후 하락 반전하면서 장중 낙폭을 1% 이상으로 키웠고, 홍콩과 중국 증시도 일제히 낙폭을 확대했다.

역시 반등하던 미국 주가 지수 선물도 하락 반전하며 오후 2시 현재 0.7~1% 정도의 하락률을 기록 중이다.

달러/엔 환율은 2.78% 급락하며 8월 16일 이후 최저인 133.10엔을 찍었고, 0.25%에 거래되던 일본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0.46%까지 올랐다. 일본 국채 수익률이 뛰자 미국 국채 10년물 수익률도 3.711%로 12월 들어 최고치로 상승했다.

일은은 연방준비제도 등 세계 각국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초저금리를 유지하며 ‘나 홀로 금융완화’ 기조를 유지해 왔다.

원자재 가격 급등과 엔화 약세의 영향으로 일본의 10월 소비자물가가 전년동월비 3.6% 상승해 올해 4월 이후 7개월 연속 목표치인 2%를 웃돌았지만, 일은은 이러한 고물가는 에너지 등 수입 가격 상승이 요인으로 임금 상승 등을 동반한 안정적인 물가 상승은 아니라고 밝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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