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삭스, 내년 1월 최대 4000명 감원 계획
올해 1~11월 사이 美 금융업계 감원 지난해 두 배 수준
경기침체와 실적 악화 우려에 은행주 12월 들어 급락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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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임팩트 이진원 객원기자] 경기침체 우려와 금리 상승으로 이중고를 겪으면서 최근 주가 급락에 울상을 짓고 있는 월가 대형 은행들이 내년 경제 상황이 더욱 악화될 가능성에 대비해 선제적인 비용 절감 차원에서 앞다퉈 정리해고에 나서고 있다.

17일(현지시간) CNBC와 로이터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세계 최대 투자은행(IB)인 골드만삭스는 내년 전체 직원의 최대 8%인 약 4000여 명을 감원할 예정이다. 은행 내 전 부서 직원들이 감원 대상이다. 

CNBC는 익명의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서 내년 1월경 감원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골드만은 지난 9월에 이미 주요 은행 중에서는 처음으로 감원에 나섰으나 당시에는 수백 명을 정리하는 데 그쳤었다.

9월 골드만의 1차 감원 이후 씨티그룹이 50명, 바클레이즈가 약 200명의 감원을 실시했고, 모건스탠리도 12월 초에 전 세계 직원 8만 1000명 중 약 2%에 해당하는 1600명에 대한 감원에 돌입했다.

경기침체 우려에 빨라지는 정리해고 속도

자본시장 상황이 개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어 월가의 감원 바람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금융서비스 부문 채용회사인 옵션스 그룹(Options Group)의 마이크 카프 최고경영자(CEO)는 CNBC에 “골드만삭스 외에도 많은 기업들이 조직 규모를 적정 수준으로 축소해야 할 것”이라면서 “과도하게 많은 직원들을 뽑았던 기업들은 이제 과도할 정도로 많은 인력을 정리해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 9월 30일 기준 골드만의 직원 수는 4만 9100명인데, 이는 1년 전에 비해서 14%가 늘어난 수치다.

기업 컨설팅회사인 챌린저 그레이 앤 크리스마스(Challenger, Gray & Christmas)에 따르면 1~11월 사이 미국 기업들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서 6% 가까이 늘어난 32만173개의 일자리 감축 계획을 발표했지만, 같은 기간 금융 업계는 지난해의 8125개보다 두 배 이상 많은 1만 7571개의 일자를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월가 은행들 주가도 급락

경기침체가 도래할 경우 은행들의 주요 수익원인 대출이 줄어들지만 대손(貸損)은 늘어나게 된다. 또한 지금처럼 금리가 올라가면서 예대마진이 축소될 경우 은행들의 순이익률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경기침체 우려가 더욱 커진 12월 들어 미국 은행들의 주가가 특히 더 맥을 못 추고 있는 이유가 이 때문이다.

미국 증시의 벤치마크 지수인 S&P500은 12월 들어 지난주까지 5.5% 하락했지만 S&P500 은행 지수는 이보다 두 배가 높은 약 11%가 빠졌다. 뱅크오브아메리카, 웰스파고, JP모건의 주가는 각각 16%, 14%, 6%씩 하락하면서 체면을 구겼다. 골드만도 10.8%가 내렸다.

그래프=데일리임팩트
그래프=데일리임팩트

밀러타박의 매트 메일리 최고시장전략가는 로이터에 “은행주들이 보통 경기침체 때 맥을 추지 못한다”면서 “미국 경제의 경착륙을 우려하는 투자자들이 점점 더 늘어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로이터 분석에 따르면 미국의 은행주들은 연중 내내 S&P500과 비슷한 흐름을 보이다가 최근 몇 주 동안 하락 속도가 빨라졌다. 연말로 갈수록 내년 경제 전망을 어둡게 보는 투자자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걸 보여주는 결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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