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매파적 발언에 美 경기침체 우려 다시 고조
증시 급락·달러 급등...전문가들 “당분간 변동성 확대 불가피”
월가, 연준 공격적 긴축에 美 경제 일정 수준 타격 우려

사진=픽사베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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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임팩트 이진원 객원기자] ‘매’로 변신한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이 ‘R의 공포(경기침체 공포)’에 다시 불을 지폈다.

미국 증시는 급락했고 달러는 강세를 나타냈다. 월가 전문가들은 연준의 공격적 긴축 여파로 인한 경기침체 확률을 상향 조정했다. 또한 미국 경제가 받을 타격을 우려하는 한편 당분간 시장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JP모건 자산운용은 15일(현지시간) 발표한 리서치 노트를 통해서 미국의 경기침체 가능성을 당초 예상했던 50%에서 60%로 높여 잡았다.

이 회사의 밥 미켈레 최고투자책임자는 “연준이 1980년 이후 가장 빠른 속도로 금리를 올리자 나머지 다른 나라들도 따라서 올리고 있고, 양적 긴축은 초기 단계이며,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고통스러울 정도로 높다”면서 “이 모든 일들이 ‘연착륙(soft landing)’으로 마무리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 매우 과도한 기대로 보인다”고 말했다.

파월과 월가 전문가들, 경기침체 시각 온도차 

앞서 4차례의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75bp 연속 인상한 연준은 14일 시장의 예상대로 50bp 금리 인상에 그쳤다. 하지만 파월 의장은 최근의 인플레이션 완화 조짐만으로 연준이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에서 승리했다고 확신할 수 없으며 “아직 갈 길이 멀고, 금리 인하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매파 본능을 마음껏 드러냈다.

그러자 시장에서는 경기침체 우려가 되살아났고, 간밤 미국 증시의 3대 지수는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764.13p(2.25%), S&P 500이 99.57p(2.49%), 나스닥이 360.36p(3.23%)씩 각각 하락 마감했다. 외환시장에서 달러는 엔과 파운드와 상품통화 등 주요 통화 대비 강세를 나타냈다.

RBC 캐피탈마켓의 탐 포셀리 미국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FOMC 이후 투자자 노트를 통해 “연준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은 미국 경제에 어느 정도 타격을 가할 것”이라며 “연준의 현재 계획대로라면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질 위험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파월 의장이 경기침체 위험을 부각하지 않고 인플레이션 위험만을 얘기하는데 이는 아마도 금리 인상에 대한 ‘매파적 수사’를 정당화시키기 위한 목적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파월 의장은 경기 연착륙 가능성을 점치고 있으나 월가 전문가들은 그보다 더 비관적으로 전망하고 있는 것이다.

파월 의장은 FOMC 이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공격적인 긴축이 이어져도) 경기 연착륙은 여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연준이 내년 미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9월 전망치(1.2%)에서 0.7%p포인트나 하향 조정한 0.5%로 예상하며 실업률은 4.6%로 오를 것으로 내다본 데 대해 ‘경제성장률 대폭 하향 조정은 내년 경기침체를 인정하는 것아니냐’는 질문을 받자 “0.5%는 마이너스 성장은 아니다”면서 “실업률 4.6%도 여전히 높은 고용 수준이므로 경기침체라고 볼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가 경기침체를 겪을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며 “더 낮은 인플레이션은 확실히 연착륙을 더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증시 등 시장 변동성 확대 불가피할 듯 

경기침체 우려가 되살아나면서 당분간 증시 등 금융시장의 변동성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모닝스타의 데이브 세케라 미국 시장 전략가는 ABC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증시 변동성이 위아래로 상당히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여전히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지더라도 심각한 침체는 아닐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세케라는 미국에 경기침체가 도래하더라도 짧고 얕은 침체에 그치고, 내년 하반기에는 경제가 반등할 것으로 예상했다.

크레딧아그리콜의 애널리스트들은 “지금까지 미국 경제가 인플레이션 압력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잘 버텼지만 내년 중순에 약한 침체를 신호하는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다”면서 미국 경제가 올해 1.9%에서 내년 0.5%로 성장세가 둔화하고 2024년이 돼야 1.3%로 다시 완만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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