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차장 협소한데 대안없는 일방적 탁상행정 도마위
정작 위험한 곳은 단속 외면 이중잣대 속 논란 확산
상인 “매출 폭락” 한숨…관광객 “다신 안 올 것” 불만

 

담양군이 주정차 단속을 강화하면서 인근 상인과 관광객들이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메타프로방스 앞 도로 주정차 무인단속중. 

[데일리임팩트 김화진 기자]한 해 500만명의 관광객이 찾는 담양군의 상인들이 행정편의에 가까운 주정차 단속에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담양군이 주말과 공휴일 핵심 상권 주변에 주정차 단속카메라와 요원들까지 배치하면서 손님들이 확 줄었기 때문이다. 관광상권은 주말과 공휴일 매출이 전체의 70~80%를 차지한다.

실제 단속카메라 주변 도로는 한산했지만 사각지역이나 단속 범위를 조금만 벗어나도 주정차 차량들이 도로를 가득 채웠다. 대형 주차장이 마련돼 있지만 공간이 적어 빈자리를 찾기 힘들다. 메타프로방스사업 기획 시 주차장 확충 등 수요조사가 미흡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관광도시를 내세운 담양군이 주차장 확보, 편의시설 확충 등 대안 없이 단속만 강화하고 나섰습니다. 근시안적 탁상행정에 분노가 치밉니다.”

10여년 전 황무지나 다를바 없던 이곳에서 커피숍을 운영해 온 A사장은 속이야기를 털어놨다.

A사장은 “전국 각지에서 손님들이 오시는데 ‘단속에 걸렸다’며 수차례 항의하는 민원이 늘고 있다. 담양군이 수백만원 상당의 과태료 수입을 올린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는 수십억, 수백억 손해로 돌아올 것” 이라며 “이 일대 자영업은 코로나로 매출이 급감했고 폐업도 속출했다. 이번 단속으로 일대 상권은 또 한번 초토화됐다”고 하소연했다.

인천에서 담양을 찾은 관광객 B씨는 “주차장도 부족하고 차 댈 곳도 없는 관광지에 단속카메라를 설치하면 불안해서 누가 오겠느냐” 며 “볼거리, 먹을거리, 즐길거리가 많아야 다시 올 텐데 이런 것도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죽녹원, 가로수길이 뜨면서 인구 5만 담양은 관광으로 먹고사는 도시가 됐지만 관광정책에는 쓴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담양군이 수년간 유예했던 죽녹원과 메타프로방스 담양88로 주정차 단속을 강화하면서 논란을 불렀다. 이 때문에 상인들은 주변 상권 쇠락을 호소하고 있다.

도넛가게를 운영하는 C사장은 “주정차 단속 대신 범죄예방 등을 위한 CCTV 마련이 정작 더 시급한 상황” 이라며 “밀가루, 식용유, 인건비 등 안 오른 게 없다. 장사로 먹고살기 힘든 시기에 군이 어렵게 살린 지역상권을 죽이고 있다” 꼬집었다.

행정의 이중 잣대도 도마 위다.

사고 우려가 더 큰 메타프로방스 깊은실길은 아예 단속을 하지 않으면서 형평성 논란을 사고 있다.

담양레이나CC 진입로인 깊은실길의 경우 3차선 가변 차로로 차량 출입이 잦고 불법 주정차가 많은 곳이다. 도로 여건상 중앙선 침범이 수시로 이뤄지고 있다.

일대 주차장에는 주말이면 주차된 차가 가득이라 주차자리 찾기가 하늘의 별따기이다. 
일대 주차장에는 주말이면 주차된 차가 가득이라 주차자리 찾기가 하늘의 별따기이다. 

단속 말고 다른 대안은 없었을까?

담양88로의 경우 중앙분리대 부지와 갓길 등 3m가량 여유 부지가 확보돼 있다. 군이 주차공간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는 상황임에도 별다른 대안과 고민 없이 단속만 강화했다는 비난을 받는 이유다.

정철원 담양군의원은 “주차장 부족이 근본 원인이다. 가로수길 진출입 시 병목 현상이 자주 나타나는 만큼 군이 이 일대를 매입해 후속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 이라며 “단속만이 능사가 아니다. 잘못하다가는 빈대 잡자고 초가삼간을 태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고근석 담양군 재난안전과장은 “불법 주정차 단속은 교통편의시설 확충과 교통편의를 위해 단계적으로 적용하고 있다” 며 “현장을 방문해 상인들의 의견을 수렴한 후 맞춤형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답변했다.

한편 메타프로방스는 메타세콰이아 가로수길 바로 옆에 위치해 있다. 휴양지로 유명한 프랑스 프로방스를 모티브로 삼았다. 이병노 담양군수가 공무원 재직 시 투자유치단장을 맡아 사업을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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