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임팩트 이승균 기자]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경영의 인기만큼 윤리적 소비로 지속가능경영에 동참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기업들도 환경·사회 이슈를 접목한 마케팅에 적극적이다.

아동 노동으로 생산한 칵테일 새우를 구매하지 않거나 친환경 공정으로 생산한 의류와 동물 실험을 하지 않는 화장품을 찾아 구매하는 등 가격을 벗어나 윤리적이고 환경적 가치를 중심으로 구매 의사결정을 하는 소비자가 확산세다.

특히, 본인의 기호나 신념을 적극적으로 표출하는 MZ세대에게 착한 소비, 윤리적 소비는 특별한 것이 아닌 일상적인 소비의 방식으로 자리를 잡는 모양새다. 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코즈 마케팅(환경, 보건, 빈곤 등 사회적 이슈를 연결한 마케팅)도 인기다.

지난 5월 서울 강남구 코엑스 외벽에 설치된 스퀘어 광고판에서 제일기획과 세계자연기금(WWF)이 진행하는 ‘튜네이도’ 캠페인 영상이 상영되고 있다. 사진 : 제일기획
지난 5월 서울 강남구 코엑스 외벽에 설치된 스퀘어 광고판에서 제일기획과 세계자연기금(WWF)이 진행하는 ‘튜네이도’ 캠페인 영상이 상영되고 있다. 사진 : 제일기획

유통업계에서는 설 연휴를 앞두고 판매되는 상품의 구성과 포장을 바꾸는 것은 물론 남다른 의미까지 담고 있다. 홈플러스는 지난 23일 동원 건강한 ESG 선물세트 53호를 출시했다. 동원은 해당 선물세트를 동원 MSC 참치와 리챔 더블 라이트로 구성했다.

조금은 거창해 보이는 이러한 상품명 작명에는 남다른 의미가 담겨있다. MSC 참치는 국제 비영리단체 해양관리협의회(MSC) 인증을 받은 제품으로 해양 자원을 보호하고 수상 생물의 다양성을 보전할 수 있는 방식으로 어업을 한 경우에만 인증 받을 수 있다.

과거 CJ제일제당도 공유가치창출(CSV) 사업의 일환으로 베트남 농가로부터 매입한 고춧가루를 활용해 CSV 고추장을 시범적으로 출시한 바 있다. CSR, ESG 등 키워드에 대한 일반적인 이해도가 높아지고 있어 이러햔 경향은 가속화 될 것으로 보인다.

윤리적 소비자를 위한 선물도 있다. ‘SPC 그릭 슈바인 햄’ 선물세트는 국내산 돈육으로 만든 동물복지 인증 제품이다. 발색제를 사용하지 않는 대신 샐러리, 표고버섯 분말, 새송이버섯 등 천연 재료를 사용했다.

동물복지 축산 농장 인증을 받으려면 동물이 본래의 습성 등을 유지하면서 정상적으로 살 수 있도록 농장을 관리해야 한다. 2020년 12월 기준 6100여개 양돈농장 중 동물복지 인증을 받은 농장은 19개로 0.3%에 불과하다.

사진 : 데일리임팩트DB
사진 : 데일리임팩트DB

패키징을 통해 환경 경영에 나서는 기업도 많다. 사조대림은 설을 맞아 설 선물세트 70종을 선보이면서 플라스틱 뚜껑을 없애고 포장재는 친환경 재질로 바꿨다. 코팅 되어있던 손잡이는 종이 재질로 교체해 재활용 용이성을 높였다.

유통기업들은 포장재 인쇄와 박스 제작에도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신세계백화점과 이마트는 설 선물 세트 인쇄용 잉크를 콩기름 소재로 바꿨다. 국제산림관리협의회(FSC) 인증을 받은 100% 재생지를 활용해 포장 박스를 만들었다.

신세계와 이마트는 겨울철 농수산물 포장에 필수적인 보랭 백을 페트병을 재활용해 만든 원단인 ‘R-PET’와 폐의류, 종이보드 등으로 제작해 환경 오염을 줄였다. 롯데백화점도 설 선물 판매기간 동안 친환경 보랭 백 사용 비율을 높이기로 했다.

롯데푸드도 설 명절을 앞두고 포장재 다이어트에 돌입했다. 제품을 고정하는 플라스틱을 종이로 교체하고 FSC 인증을 받은 친환경 종이로 포장재를 제작해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였다.

과대포장도 환경 오염의 주범이다. 롯데푸드는 선물세트의 포장 크기를 최대 32% 줄였다. 구성품이 들어가는 공간의 면적을 압축해 물류 운송의 효율성도 높이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뒀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윤리적 소비와 환경에 대한 문제 의식이 높아지고 있어 친환경적이고 윤리적인 상품에 대한 고려가 기본 기획 방향으로 자리잡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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