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롯데, 혁신’ 주제로 상반기 VCM 개최

고객 중심 경영 주문…인재 경쟁력 강화 당부

20일 오전 진행된 롯데인재개발원 오산캠퍼스 개원 세리머니 모습. 개원식 이후 오후 1시부터 롯데 상반기 VCM이 진행됐다. 사진. 롯데지주
20일 오전 진행된 롯데인재개발원 오산캠퍼스 개원 세리머니 모습. 개원식 이후 오후 1시부터 롯데 상반기 VCM이 진행됐다. 사진. 롯데지주

[데일리임팩트 김성아 기자] 롯데의 2022년 상반기 VCM이 막을 내렸다. ‘새로운 롯데, 혁신’을 주제로 열린 이번 VCM은 기업가치 상승을 위한 전략과 과제가 중점적으로 논의됐다.

20일 오후 롯데인재개발원 오산캠퍼스에서 열린 이번 VCM에는 신동빈 롯데 회장을 비롯해 각 사업군 총괄대표, 롯데지주 및 계열사 대표 등 7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인재개발원 개원 행사 이후 오후 1시부터 4시간가량 진행된 VCM에서는 올해 경제·산업 전망, 그룹 경영계획 및 사업전략 방향 등이 다뤄졌다.

롯데미래전략연구소의 올해 산업군별 전망과 그룹 혁신 실행 방향을 시작으로 새 성장 방정식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다. 유통가의 큰 손인 MZ세대를 겨냥해 디자인경영센터는 ‘디자인이 주도하는 혁신’을 발표하고 디자인 조직 역량 강화 방안을 제안했다. 특히 인력 배치와 조직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미래 주도형 인력구조, 미래가치 평가체계 보완 등 인재 경쟁력 강화 방안이 논의됐다.

신 회장은 이번 VCM에서 더욱 과감한 혁신을 요구했다. 그는 “지난해 만든 그룹 슬로건 ‘오늘을 새롭게, 내일을 이롭게’에는 새로운 롯데를 만들어 미래를 준비하자는 뜻이 담겨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어렵더라도 미래를 이해하고 새로운 길을 만들어낼 수 있는 통찰력, 아무도 가본 적 없는 길이더라도 과감하게 발을 디딜 수 있는 결단력, 목표 지점까지 직원들을 이끌고 전력을 다하는 강력한 추진력이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믁히 신 회장은 “역량 있는 회사, 미래 성장이 기대되는 회사를 만드는 데 중장기적인 기업가치 향상을 위한 노력이 핵심”이라며 “시대의 변화를 읽고 미래지향적인 경영을 통해 신규 고객과 신규 시장을 창출하는 데 투자를 집중해야 한다”고 임직원들에 주문했다. 현재의 성과에 안주하지 말고 잠재 고객 확보를 위해 고객 중심 경영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문으로 풀이된다. 

그러면서 “과거와 같은 방식으로 일하는 것이 가장 쉽지만 그렇게 해서는 우리가 꿈꾸는 미래를 만들 수 없으니 새로운 방식으로 일하고 혁신의 롯데를 만들어 달라”고 당부했다.

롯데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2년간 경쟁사에 비해 부진했다. 2020년에 비해 지난해 매출과 영업익이 소폭 개선되긴 했지만 여전히 신사업 부문에서는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경쟁사와 비교해 이커머스는 성장세가 미진하고, 백화점과 아울렛 역시 현상유지에 그쳤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롯데는 지난해 말부터 순혈주의를 타파해 DNA를 송두리째 바꾸는 승부수를 던졌다. 주력사업 수장에 외부 인사를 앉히고 직급제를 폐지해 젊은 인재를 전진 배치시키기로 했다. 

조직 개편도 이뤄졌다. 지난해 11월 기존 비즈니스유닛(BU) 체제에서 헤드쿼터(HQ) 체제로 전환하고 식품·쇼핑·호텔·화학·건설·렌탈 등 6개 사업군으로 계열사를 유형화했다. 각 HQ에 중장기 사업부터 재무·인사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권한을 줌으로써 사업 실행력을 높였다. 

업력이 오래된 만큼, 안정적인 기조가 강했던 그룹 전반에 긴장감이 높아진 동시에 역동성이 강화됐다는 게 재계의 평가다. 

롯데는 사업 운영 방식도 안정에서 혁신으로 바꿨다. 오프라인 사업은 구매력이 높은 20~40대 소비자를 겨냥해 과감히 특화형 매장을 띄웠다. 마트 사업의 경우 창고형 할인점 브랜드, 맥스와 미래형 마트 브랜드인 제타플렉스를 선보였다. 맥스는 최고급 명품 브랜드부터 유럽산 도자기까지 다양한 브랜드 상품을 합리적 가격으로 선보인다. 한국형 코스트코인 셈이다. 와인과 리빙, 펫(반려동물), 식료품을 대폭 강화한 제타플렉스는 이미 와인동호회의 성지로 떠오를 만큼, 성공적인 신고식을 치렀다. 지난해 연말 잠실 제타플렉스 1호점을 오픈했고 지난 19일 전주 송천점을 시작으로 오는 3월까지 4개의 맥스 신규매장을 연다.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인수합병(M&A)에도 적극 나섰다. 롯데는 지난해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서 다소 소극적인 태도를 취한 결과, 고배를 마셨다. 절치부심한 롯데가 택한 것은 오프라인 거점 강화다.

업계에 따르면 롯데는 최근 마감된 미니스톱 본입찰에서 가장 공격적인 배팅에 나섰다. 당초 이마트24를 보유한 신세계그룹의 입찰이 유력했던 이번 인수전에서 롯데가 기존 입찰예상가보다 1000억원 이상을 웃도는 금액을 제시하면서 새로운 주인으로 떠올랐다. 인수에 성공할 경우 롯데가 보유한 편의점 브랜드 세븐일레븐은 업계 4위인 이마트24와의 격차를 벌리고 1,2위를 바짝 뒤쫓을 수 있게 된다. 특히 중대형 매장이 많은 미니스톱을 활용해 라스트마일 배송 거점을 구축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와 관련, 롯데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현재 미니스톱 인수에 대한 검토를 진행 중인 것은 맞다”며 “VCM에서는 그룹의 전체적인 경영 방향 등에 대한 논의가 오갔을 뿐 이에 대한 논의가 나오지는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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