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할 후 거래 첫날 SK텔레콤 8.43%↑, SK스퀘어 7.32%↓

반면 향후 가격 상승 전망은 SK스퀘어가 상대적으로 높아

29일 인적분할 후 주식 거래가 재개된 SK텔레콤과 SK스퀘어의 중단기 목표. 사진. SK텔레콤
29일 인적분할 후 주식 거래가 재개된 SK텔레콤과 SK스퀘어의 중단기 목표. 사진. SK텔레콤

[데일리임팩트 조아영 기자] SK텔레콤이 신설법인 SK스퀘어로 인적분할 후 재상장된 첫날 주가가 희비 쌍곡선을 그렸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시초가 대비 4500원(8.43%) 상승한 5만79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장 초반 코로나19 재확산 우려에 따른 시장 부진 영향으로 약세를 보였다가 반등에 성공했다. 반면 SK스퀘어는 6000원(7.32%) 하락한 7만6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SK텔레콤과 SK스퀘어는 분할 후 한 달 간의 주식 거래 정지 기간(10월 26일~11월 26일)이 종료된 이날 거래를 재개했다.

SK텔레콤의 인적분할을 통해 SK텔레콤은 통신 사업 위주로, SK스퀘어는 비통신 사업 위주로 사업을 운영하게 됐다. SK텔레콤은 SK브로드밴드(지분 74.3% 보유), SK텔링크(100%), F&U신용정보(50%), PS&마케팅 등을 자회사로 둔 지주회사로 새 출발했다. 신설된 SK스퀘어는 SK하이닉스(20.1%), 11번가(80.3%), SK쉴더스(전 ADT캡스, 62.6%), T맵모빌리티(66.3%), 원스토어(47.5%) 등 정보통신기술(ICT) 계열을 자회사로 보유한 투자형 지주회사를 표방한다.

SK텔레콤은 인적분할과 함께 보통주 1주당 가액을 500원에서 100원으로 액면분할도 실시했다. 5대1의 액면분할과 함께 발행 주식 총수는 7206만143주에서 3억6030만715주가 됐다. 

SK텔레콤은 주주들의 투자 접근성과 기업 가치를 높이기 위해 액면분할을 단행했다고 밝혔다. 국민주로 대표되는 삼성전자와 카카오도 각각 2018년과 2020년에 액면분할을 한 바 있다. 이에 SK텔레콤이 삼성전자와 카카오처럼 국민주가 될 수 있을지도 관심을 모은다.

삼성전자는 2018년 50대1의 비율로 액면 분할했다. 액면분할 이후 삼성전자의 소액주주는 전년 말의 14만4283명에서 2018년 말 76만1374명으로 5배 이상 증가했다. 현재 소액주주 수는 지난 9월 말 보통주 기준으로 518만8천804명에 달하며 약 36배 급증했다.

카카오도 지난 4월에 한 주당 500원에서 100원으로 액면분할을 진행했다. 이후 카카오의 소액주주 수는 약 3.6배 증가해 지난해 말 56만1천27명에서 지난 9월 30일 기준으로 총 201만9천216명으로 늘었다

지난 26일 종가 기준으로 삼성전자 주가는 액면분할 재상장일 시초가 대비 36.4% 증가했다. 카카오의 주가 역시 지난 4월 15일 액면분할 이후 거래가 시작된 주당 11만1600원에서 12.4% 늘은 상태다. 향후 SK텔레콤의 주주 수 증가와 주가 추이에도 관심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 지난 9월 말 기준 SK텔레콤의 소액 주주 수는 16만532명이었다.

인적분할 이후 SK텔레콤의 지배구조 변화. 자료. SK텔레콤, 삼성증권.
인적분할 이후 SK텔레콤의 지배구조 변화. 자료. SK텔레콤, 삼성증권.

SK텔레콤의 거래 정지 직전일인 지난 10월 25일 종가는 30만9500원으로 당시 기준 시가총액은 22조3026억원이었다. 분할 비율에 따르면 SK텔레콤의 시총은 13조5천억원, SK스퀘어 시총은 8조7500억원이었다.

SK텔레콤과 SK스퀘어의 거래 재개일 주가는 액면분할에 따라 거래 마지막일 종가의 20% 수준인 6만1900원이 기준가가 됐다. 시초가는 기준으로 개장 전 50~200% 사이에서 결정돼 SK텔레콤은 5만3400원, SK스퀘어는 8만2000원에 형성됐다.

존속법인인 SK텔레콤보다 신설법인인 SK스퀘어의 시초가가 더 높은 것처럼 증권가에선 SK스퀘어의 주가 상승 잠재력을 상대적으로 높게 평가했다. 양사 모두 거래재개일보다 주가가 상승할 것으로 기대되지만 SK스퀘어의 성장성이 보다 돋보인다는 분석이다.

이날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과 SK스퀘어의 분할 후 예상 시가총액은 각각 14조~17조원, 10조~12조원 내외로 전망되고 있다. 주당 가치는 각각 6만3900~7만7450원, 7만700~8만5100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SK텔레콤이 1위 통신사로서 안정성을 기반으로 한 고배당주로 자리 잡을 것으로 보고 있다. SK스퀘어는 정보통신기술(ICT) 전문 투자회사로서 자회사 기업공개(IPO) 및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기업 가치를 키워갈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SK스퀘어는 기존 상장사인 SK하이닉스를 비롯해 원스토어, SK쉴더스, 11번가, 웨이브, 티맵모빌리티 등 보유한 자산가치만으로도 24조원에 육박한다는 분석이다.

SK텔레콤은 지난 8월 공시에서 2021년 2분기부터 분기배당을 시행할 것이며, 분할 후 향후 3년간 EBITDA(이자·세금·감가상각비 차감 전 이익)-CapEx(설비투자비)의 30~40% 내에서 배당 총액 결정한다는 배당정책을 밝힌 바 있다. 최소 배당은 20년 수준인 7200억원을 유지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해 NH투자증권은 2022년 SK텔레콤의 배당 총액을 7150억~8963억원, 주당배당금은 3267~4095원, 배당수익률은 5.0~6.6%로 예상했다.

아울러 NH투자증권은 양사 모두 장점이 뚜렷한 회사로 각자 차별성을 부각하며 기업 가치를 높여갈 것이라 진단했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데일리임팩트에 “SK텔레콤은 통신사업의 안정적인 현금 흐름과 배당주로서 기업 가치를 유지하면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아 나설 것”이며 “SK스퀘어는 보유한 자회사들을 기업공개하며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고 비통신 사업의 성장성을 부각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안 연구원은 “다만 SK스퀘어는 상장 초기에는 SK하이닉스 주가에 연동될 수 있고, 분할 전 SK텔레콤 주주 중 배당투자를 중심으로 해온 투자자들이 SK스퀘어에 대한 지분을 매각할 가능성 등 초반에 변동성이 있을 수 있다”며 “하지만 2022년부터 자회사들의 IPO가 본격화되며 시가총액이 늘어나고, 확보한 자금력을 기반으로 추가적인 투자와 인수·합병 등에도 나서며 기업 가치가 상승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데일리임팩트에 “SK텔레콤에 대한 가치 평가는 배당 비교를 통해 결정될 것”이며 “SK텔레콤의 더 큰 폭의 가치 상승을 위해서는 우주패스 구독 서비스에 가입자를 기반으로 SK그룹 외 타 제휴사가 적극적으로 구독 생태계 안으로 진입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등 플랫폼의 진화와 같은 성장원 발굴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 연구원은 이어 “SK스퀘어의 지향점이 단순한 지주회사라기보다는 투자회사의 성격에 더 가깝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특별 배당을 통해 회사와 사업 성과를 공유할 수 있을 것”이며 “SK스퀘어는 분할 이후 통신업에 적용되는 49%의 외국인 지분 한도가 없어져, MSCI 관련 비중 조절 시 기존에 적용 받던 페널티가 제거돼 관련 수급 효과가 더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SK스퀘어의 자회사 원스토어는 26일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에 주권상장예비심사신청서를 제출하며 상장 예비심사 청구에 들어갔다. 상장 예비심사 기간은 통상 두 달 정도(45영업일 이내)로 소요된다. 공모는 내년 1분기 정도에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SK스퀘어는 원스토어에 이어 △SK쉴더스(2022년) △웨이브·11번가(2023년) △티맵모빌리티(2025년) 등의 기업공개도 추진할 계획이다. SK스퀘어는 재상장 첫날인 29일 가상자산거래소인 코빗과 카카오의 계열사 넵튠의 자회사인 온마인드에 각각 약 900억원, 80억원을 투자해 코빗의 지분 35%, 온마인드의 지분 40%를 인수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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