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운동·리빙테크 등 포트폴리오 다채로워

라이프스타일 분야에 보다 높은 관심 반영

하이트진로가 지난 5일 O2O 플랫폼 스타트업 '스톤아이'에 지분 투자를 결정했다. 사진. 하이트진로
하이트진로가 지난 5일 O2O 플랫폼 스타트업 '스톤아이'에 지분 투자를 결정했다. 사진. 하이트진로

[데일리임팩트 김성아 기자] 100년 기업 하이트진로가 ‘신생(新生)’ 최근 스타트업 발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지난해 첫 투자를 시작해 2년 동안 10개가 넘는 스타트업과 투자 계약을 체결했다. 주류 시장 터줏대감이 스타트업 업계로 눈을 돌린 데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

한 우물은 NO...다양한 투자 포트폴리오 ‘눈길’
하이트진로는 지난 2017년 말 ‘신사업개발팀’을 출범 시킨 이후 2020년 5월 첫 스타트업 투자를 시작했다. 이후 1년 남짓한 기간 내 12개 스타트업과 투자 계약을 성사시키면서 말 그대로 투자 ‘러시’를 선보였다.

속도보다 눈길을 끄는 것은 포트폴리오다. 하이트진로는 △더벤처스 △공유오피스 ‘뉴블록’ △온라인 HMR(가정간편식) 쇼핑몰을  운영하는 '아빠컴퍼니' △리빙테크사 '이디연' △스포츠퀴즈게임사 '데브헤드' △푸드플랫폼 퍼밀을 운영하는 '식탁이있는삶' △수산물 중개 플랫폼 서비스 신선해를 운영하는 '푸디슨' △스마트팜 시스템 개발 및 판매업체 '퍼밋' △기업용 소프트웨어 개발 전문 업체 '스페이스리버' △운동회원권 O2O 플랫폼 다짐을 운영하는 ‘스톤아이’ 등에 투자를 해왔다.

식품·스포츠·리빙테크·IT 등 하이트진로의 본업인 주류 사업과 연결고리를 찾기 어려운 투자 포트폴리오는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기 충분했다.

100년 기업의 아름다운 상생?...다양한 투자, 다음 100년 위해 ‘필수적’
하이트진로가 이처럼 다양한 업종에 관심을 두는 이유는 여러 가지로 분석된다. 대외적으로는 ‘ESG 경영’의 실천이라는 시각이다. 최근 들어 대기업에 중소기업들과의 ‘상생’에 대한 책임의식을 묻는 경향이 강해지면서 스타트업 투자 또한 하나의 상생 경영 방안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하이트진로는 지난 2019년 영리기업으로는 최초로 법인형 엔젤투자자에 선정된 바 있다. 하이트진로 신사업개발팀 허재균 상무는 “스타트업 생태계 발전을 위해 창업 초기 기업에 대한 엔젤 투자 확대는 반드시 필요하며 하이트진로는 100년 기업으로서 사회적 필요성에 부합하는 의미 있는 일을 계속 이어 가겠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들은 조금 다른 시각을 보인다. 시장 경쟁 강화와 더뎌진 성장성에 고뇌하던 하이트진로가 스타트업 투자로 돌파구를 마련했다는 것이다.

주류 시장은 성숙 시장에 진입하면서 전반적으로 정체되고 있는 상황이다. 게다가 2020년 이후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유흥용 주류 판매가 줄어드는 악재가 발생했다. 반작용으로 발생한 ‘홈술’트렌드로 가정용 주류 판매가 늘긴 했지만 이마저도 수제맥주 붐으로 그 효과를 온전히 맛보지 못하면서 하이트진로는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을 절감할 수밖에 없었다.

하이트진로의 투자 포트폴리오는 얼핏 보면 공통점이 없는 듯 보이지만 모두 ‘라이프스타일’ 시장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하이트진로 신사업개발팀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투자 대상이 되는 스타트업 분야에 제한을 두고 있지는 않지만 이커머스·미래식량·물류 등 라이프스타일 기반 영역에 보다 높은 관심을 두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두고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식품업계 등에서 4차 산업 시대 단일 업종의 한계를 체감하면서 사업다각화 움직임이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며 “하이트진로 또한 주류 업계를 벗어나 라이프스타일 시장 등에 발을 들여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자 하는 취지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하이트진로는 라이프스타일 기업으로의 전환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아직은 시장에 대한 관심을 표하는 정도일 뿐 당장은 스타트업 투자 포트폴리오를 더 넓힌다는 입장이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내년이면 스타트업 투자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지 3년차에 접어드는데 앞으로 1~2년은 더 유망 스타트업 발굴에 집중해 포트폴리오 다양화에 집중하고자 한다”며 “본사는 물론 포트폴리오 내에서도 시너지가 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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