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희망ON 동참…계열분리·사업 종료에도 신규 채용 10% 늘려

“기업의 소임은 일자리 창출…산업생태계 육성해 청년과 함께 성장”

김부겸 총리가 21일 서울 강서구 마곡동 LG사이언스파크에서 구광모 LG그룹 회장(오른쪽)과 만나 주먹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LG그룹.
김부겸 총리가 21일 서울 강서구 마곡동 LG사이언스파크에서 구광모 LG그룹 회장(오른쪽)과 만나 주먹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LG그룹.

[데일리임팩트 변윤재 기자]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청년 일자리 창출에 동참한다. 향후 3년간 3만9000개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삼성에 이어 LG그룹이 정부의 러브콜에 화답함에 따라 4대 그룹이 청년 고용 창출의 선봉장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재계에서는 청년 취업난 해소를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다만 수시 채용으로 전환한 그룹이 적지 않다는 점을 들어 고용 부담이 늘어날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21일 구 회장은 김부겸 국무총리와 청년희망ON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이 같은 계획을 밝혔다. 

청년희망ON 프로젝트는 기업이 청년을 교육·채용하면 정부가 일부 교육비 등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실질적인 청년 고용 효과를 높인다는  전략의 일환이다.

김 총리는 실질적인 고용 증대를 위해서는 민간기업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판단, 적극적으로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이에  KT와 삼성전자가 각각 1만2000명과 3만명의 일자리를 창출하기로 했다.  

구광모 회장은 “기업인의 한 사람으로서 기업의 가장 중요한 소임은 일자리 창출이라고 생각한다”며 “기업뿐만 아니고 학계나 중소기업, 협력업체, 그리고 청년 스타트업이 함께 참여하는 산업 생태계를 육성해서 함께 성장해 나가면서 일자리를 더해가는 선순환 구조 만들기 위해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LG그룹은 매년 고용을 10% 가량 늘릴 방침이다. 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 철수, LX그룹 분리에도 불구하고 고용을 늘림으로써 청년 일자리 창출에 대한 의지를 보여준 셈이다. 

이와 함께 산업 생태계를 집중 육성해 일자리 창출 효과를 낸다. LG커넥트(유망 청년 창업가 발굴 대회), 오픈랩(유망 스타트업 육성·지원 프로그램) 등 스타트업 분야에 1500억원을 투자해 3년간 약 2000개의 일자리 창출 효과를 낸다는 구상이다. 산학연계 맞춤형 교육인 채용계약학과도 확대한다. 기존 소프트웨어(SW), 광학, 스마트융합 분야뿐 아니라 배터리·인공지능(AI)으로 전공을 다양화해 5800개의 일자리를 만든다. 

사회적 기업을 지원하는 ESG(환경·책임·투명경영) 프로그램인 LG 소셜캠퍼스와 지역 청년 혁신가를 키우는 로컬 밸류업 프로그램 역시 강화해 청년 일자리 1200개를 창출하기로 했다.

구 회장의 통 큰 화답에 김 총리는 “이렇게 크게 화답해주셔서 정말 감사하다”면서 “기업과 정부가 함께 힘을 모아서 청년 일자리를 늘려서,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 투자를 해보자”고 당부했다. 이와 관련, 일자리와 창업 간 미스 매치를 해결하기 위해 청년 맞춤형 인재 양성과 청년 기술창업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정책을 조만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LG그룹의 합류로 청년희망ON을 통해 향후 3년간 창출될 일자리는 총 8만1000개로 늘어났다. 김 총리는 25일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만난 뒤 다음달 중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의 회동도 협의 중이다. 4대 그룹이 모두 청년희망ON에 참여할 경우, 직·간접적인 고용 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재계는 보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정부가 기업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재계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사회적 책임을 잘 알고 있고, 그런 부분에서 마땅히 역할을 해야 한다”면서도 “다만 기업 경영의 측면에서는 아쉬운 부분이 있기는 하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이 관계자는 “경영상의 이유 혹은 전략적 판단에 따라 인력을 탄력적으로 운용할 가능성이 커져 수시 채용으로 전환하고 있다”며 “일자리를 만드는 것 이상으로 일자리를 유지하는 게 중요한데 그런 측면에서 기업의 부담이 커진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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