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적 색채에서 벗어나 ESG요소 반영한 채용으로 주목

이미지 제고‧S요소 강화 효과…업계 전반 확산도 '기대'

 

[데일리임팩트 김병주 기자] 금융업계의 화두로 떠오른 ESG(환경‧사회‧지배구조)가 채용 시장에도 변화를 이끌고 있다. 국내 은행업계의 하반기 공채 시즌이 시작된 가운데, ESG 요소를 활용한 채용이 활성화되고 있어 이목을 끌고 있다.

특히 주요 시중은행이 ESG 관점의 사회적 가치 실천을 앞세운 새로운 채용 방침을 적용하면서 이같은 현상이 금융업계 전체로 확산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9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하반기 신입‧경력 공채를 시작한 주요 시중은행들은 ESG 요소에 기반한 채용을 확대하고 있다.

최근 들어 국내 산업계 전반에서 ESG 관련 인재 또는 ESG 가치에 기반한 채용 시스템 도입이 늘어나고 있다. 실제로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중 ESG 관련 인재를 채용할 계획이 있는 기업의 비율은 25.6%로 나타났다. 이는 상반기(14.5%)보다 11.1%p 늘어난 수치다.

이 가운데 보수적 색채가 짙었던 금융업계에서 ESG에 기반을 둔 채용을 확대해나가는 부분은 특히 눈에 띈다. 국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뿐 아니라 상당수 시중은행은 공채 과정에서 ESG 요소를 반영한 채용을 진행, 또는 계획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올해 하반기 약 270여명 규모의 신입 및 경력직 채용을 진행하는 KB국민은행은 채용 부문에 ‘ESG 동반성장’을 추가했다. ESG 동반성장 채용을 통해 KB국민은행은 ▲특성화고 ▲다문화가족 자녀 ▲북한 이탈 주민 ▲기초생활수급자 중 인재를 선발하게 된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지속적으로 채용했던 보훈, 장애인, 특성화고 부문뿐 아니라 다문화가족 자녀, 북한 이탈 주민, 기초생활 수급자 부문을 신설했다”라며 “이는 다양한 계층의 채용 확대를 통한 다양성 확보 및 사회적 책임경영 실천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250여명 규모의 하반기 공채를 한 신한은행도 ESG 관점을 담은 ‘사회적 가치 특별채용’ 부문을 도입했다. 기업의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신설된 해당 부문에서는 장애인, 국가보훈 대상자, 다문화가정 자녀 등을 대상으로 인재를 선발한다.

특히, 특정 직군에 대한 쏠림현상 없이 기업·자산관리(WM), ICT 분야 일반직(정규직) 등 전 부문에 고루 채용한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중요성이 높아진 소방, 경찰, 군인 등 필수 공공서비스를 이행하다 순직한 공무원 자녀도 우대 선발한다”고 밝혔다.

하나금융은 이미 지난 5월 7개 계열사에서 ESG 채용을 표방한 ‘희망사다리 채용’을 실시, 큰 호응을 얻었다. 하나금융은 해당 채용을 통해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은 자영업자, 중소기업 희망퇴직자, 육아 경력단절자 등을 대상으로 그들이 경력과 경험을 살려 다시 사회생활을 시작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실제로 중소여행사에서 여행상품을 기획하다 희망 퇴직한 A씨는 희망사다리 채용을 통해 하나은행의 디지털 마케팅 업무를 하고 있고, 기술기반 기업을 창업했던 B씨는 하나은행 내 빅데이터 세션에서 근무하고 있다.

이밖에 하반기 공채를 앞둔 하나은행, 우리은행, NH농협은행도 ESG 또는 사회적 가치 기반의 채용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금융업계에서는 이같은 ESG 채용이 금융권 전반으로 확산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ESG 경영 평가 요소에 반영될 수 있을 뿐 아니라, 기업 이미지 제고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 이유다.

금융업계의 한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사회적 가치 추구를 반영한 채용은 ESG 요소 가운데 ‘S(사회)’ 측면을 강화하는 효과도 있다”며 “향후 금융권 전반으로 ESG 채용 기조가 확산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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