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희 한국창업전략연구소장.
이경희 한국창업전략연구소장.

[미디어SR 전문가 칼럼=이경희 한국창업전략연구소장] 추석 명절이 다가왔다. 명절연휴는 고향가는 즐거움과 설렘도 주지만 직업이나 진로에 대한 고민도 동시에 던져주곤 한다. 

성묘나 제사를 지내고 나면 명절 연휴 내내 취업이나 퇴사, 창업에 대한 고민으로 머리가 복잡하다는 이들이 의외로 많다. 이번 추석연휴도 예외는 아닐듯 싶다.

더욱이 2년 가까이 공포 그 자체인 코로나19와 생존경쟁을 벌여온 소상공인들 입장에서는 이번 추석 연휴가 단순한 휴식기가 아니라 사업 활성화나 업종 전환 등 생존에 관한 치열한 고민의 시간일 수 밖에 없다. 

명절 이후 '위드코로나' 시대가 열릴 것으로 예상되기는 하지만 외국의 사례를 보면 올해말 길어지면 내년 초까지도 코로나 이전으로의 회복은 쉽지 않을 것 같다.

◆ 일자리 잃은 주방장의 힘겨운 창업 도전

코로나가 장기화되면서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들도 창업으로 눈을 돌리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창업 시장도 크게 위축돼 있어 이마저도 만만치 않은게 현실이다. 

하지만 그런 와중에서도 여전히 기적같은 일들이 끊이지 않는 곳이 바로 창업시장이다.

코로나 위기를 전화위복으로 만든 소상공인들의 이야기, 코로나 대응 업종으로 성공한 사례, 어려워진 직장을 그만둔 후 창업으로 새로운 인생을 살고 있는 사례들로 넘쳐난다.

또 인건비 인상, 언택트 트렌드를 겨냥한 스마트스토어가 창업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어 창업시장의 판도를 바꾸고 있기도 하다.

용인에서 베트남쌀국수 전문점을 운영하던 백인숙씨(64세)는 코로나로 매출이 80% 이상 하락하자 새로운 생존 방법을 찾아 나섰다. 그러던 중 맛집으로 알려진 버거전문점을 알게 됐고, 마침 해당 브랜드를 운영하는 푸드테크 스타트업기업 ㈜힘난다의 한시적인 ‘자영업 힘난다지원 프로젝트’에 선정돼 숍인숍으로 햄버거를 팔기 시작했다.

힘난다버거 용인시 수지구 동천점 입구 사진. 
힘난다버거 용인시 수지구 동천점 입구 사진. 

별다른 투자없이 햄버거를 받아들인 첫날 쌀국수 매출은 10만~20만원대였으나 햄버거는 매출만 50만원대였다. 백인숙씨는 버거 매출이 100만원대로 오르자 업종 전환을 결정했다.

하지만 업종전환으로 8년간 동거동락하던 주방장 등이 직장이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힘난다버거는 인건비가 비싼 주방장이 필요 없었기 때문이다.

고민을 하다가 용기를 낸 주방장은 백인숙씨와 같은 업종, 같은 브랜드로 창업을 했다. 오랜 주방장 경력을 활용해 최대한 창업 투자비를 절약했다. 사장은 업종을 전환하고, 직원이던 주방장은 독립해서 창업을 했다.

두 사람이 결단을 내린 지 6개월이 된 지금, 두 사람은 바로 이웃동네에서 같은 사업으로 각각 월 5천만원대, 월 4000만원대 매출을 올리는 사장이 됐다. 특히 주방장 출신 사장은 손이 빠르다보니 인건비를 절약해 5개월만에 창업개설 투자비를 회수했다. 코로나가 2막 인생을 출발할 수 있는 전환점이 된 것이다.

신바이오틱스가 함유된 힘난다버거의 사이언스패티버거 사진. 
신바이오틱스가 함유된 힘난다버거의 사이언스패티버거 사진. 

◆ “코로나가 사장을 만들어줬어요”

대전에서 성서지구에서 고기듬뿍대왕비빔밥을 운영하고 있는 이강민사장(38세)도 올봄 창업에 도전해 성공했다.

대학졸업후 7년간 병원에서 근무하던 그는 적성이 맞지 않아 퇴사했다. 깨끗한 병원대신 음식점 창업을 꿈꾸며 주방 직원으로 취업해 궂은 일을 다 했다. 음식점 경영 원리도 배우고 조리 경험도 쌓았으며 차근차근 창업 준비를 했지만 쉽게 용기를 내지 못했다.

그러다가 동생을 통해 배달맛집을 소개받았다. 왠지 잘 될 것같았다. 첫 창업이라 투자비가 많이 들었다면 용기를 내지 못했겠지만 배달음식점이라 투자비가 적게 들어 용기를 낼 수 있었다.

코로나 시기에는 배달을 병행하는 작은 음식점이 인기라는 것도 마음이 놓였다.

다행히 첫 달부터 반응이 좋아 현재 월 4000만원대 매출을 올리고 있다. 이강민 사장이 파는 고기비빔밥은 가성비있고 양이 많은데다 주식이고 비빔밥 종류가 다양하다. 한 번 고객이 되면 이탈이 거의 없고 단골이 돼 마케팅비도 절약할 수 있어 배달 사업에 제격이었다.

◆ 숍인숍 창업 지원으로 보람을 느끼다

외식 관련 IT플랫폼 사업을 하다가 음식점에 관심을 갖게 돼 외식업가가 된 남구만 사장(46세). 그는 다양한 음식점 사업을 경험한 후 현재 부산에서 팔미엔이라는 중식당을 잘 운영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코로나를 맞았다. 다행히 중식은 배달 주문이 많아 코로나를 버틸 수 있었다.

그런데 요즘은 코로나 이전보다 더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코로나로 매출이 떨어진 음식점들이 중식 메뉴를 숍인숍으로 넣고 싶다는 요청이 쇄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자부심을 가지고 만든 브랜드를 숍인숍 메뉴로 제공하는 데 고민이 있었다.

하지만 숍인숍 메뉴를 도입 한 후 매출이 오르고 어려운 소상공인들에게 도움이 되는 것을 보면서 마음이 바뀌었다. 남구만 사장은 코로나가 아니었다면 숍인숍 창업 지원을 생각하지도 않았을 것이라며 자신의 땀과 열정이 깃든 메뉴가 누군가의 사업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에 보람을 느낀다고 말한다.

◆부대찌개 맛집 사장의 코로나 대응 전략

서울지하철 공사에서 근무하던 심대근 사장은 음식점 사장을 꿈꾸며 퇴직 한 후 성공적인 맛집 사장으로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그가 운영하는 ‘마이스터심슨부대찌개’는 수제햄을 매장에서 직접 제조해 부대찌개를 만든다. 매장이 있는 경기도 광주를 넘어 멀리 남도에서도 고객이 찾아올 정도로 점점 이름을 알리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 이후 매장 매출은 타격을 입게 됐다. 또한 코로나 이후 부대찌개 밀키트의 등장과 확산으로 다른 한식과 달리 배달도 포기했다. 하지만 손놓고 있을 수만은 없었다. 그래서 밀키트를 직접 제조해 주문 판매 및 온라인 판매에 새롭게 뛰어들었다.

수제 부대찌개 전문점 '마이스터 심슨' 심대근 사장 사진. 
수제 부대찌개 전문점 '마이스터 심슨' 심대근 사장 사진. 

아직 본격적인 사업이 궤도에 오른 것은 아니지만, 요즘은 심슨부대찌개의 명성을 듣고 멀리 남쪽 지방에서도 주문이 들어오고 있다. 심슨부대찌개 밀키트는 오프라인 사업을 보완해주면서 맛집 명성을 확산시키는 데 톡톡히 한몫하고 있다.

많은 이들이 고난이나 위기없는 편안한 삶을 원한다. 하지만 살다보면 비오고 바람부는 날을 피할 수는 없다. 사업은 더욱 더 그렇다. 어려운 가운데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면서 내 사업을 시대 흐름에 맞게 발전시킬 수도 있고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도 있다.

코로나백신에 대한 희망도 크지만, 과학자들은 전지구적인 환경 변화로 인해 앞으로 더 큰 위기가 올 수도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환경을 바꿀 수 없다면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하며 길을 개척해나가는 것이 창업자나 사업가들의 몫이다. 다윈의 말처럼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게 아니라 환경에 잘 적응하는 자가 결국 살아남는다.

어려운 시기이지만 움츠리기 보다는 이 시대에 걸맞은 변화를 위해 몸과 마음을 활짝 펴고 새로운 도전을 고민할 시점이다.

이경희 한국창업전략연구소 소장 프로필

네이버, 유튜브,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에서 '부자비즈 창업채널'을 운영해온 대한민국 창업분야의 대표적인 전문가. 세종대 동국대 경희사이버대 호텔외식관광학과 MBA과정과 한국방송통신대에서 프랜차이즈전략과 기업가정신, 신사업개발 등을 강의했다. 저서로는 ‘CEO의탄생’을 비롯해 ‘내사업을한다는 것’ ‘이경희 소장의 2020트렌드’ 등이 있다.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KFCEO‘ 교육과 대구경북지회 ’KFD‘과정 주임교수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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