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금 적다더니 뚜껑 열어보자 유료 아이템 필수

이용자들, 게임 그래픽·게임성 등 완성도 '아쉬움'

엔씨, "이용자들의 의견 반영해 게임 업데이트·운영"

블레이드&소울2 출시 이미지. 제공. 엔씨소프트
블레이드&소울2 출시 이미지. 제공. 엔씨소프트

[데일리임팩트 최문정 기자] 엔씨소프트(이하 엔씨)의 하반기 기대작 ‘블레이드&소울2’(이하 블소2)가 출시와 동시에 혹평과 논란에 휩싸이며 흥행에도 암운이 드리워진 모양새다. 엔씨측은 이같은 상황이 불거지자 별도의 개선안을 내놓는 한편, 향후 게임 운영에 있어 이용자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겠다며 한발 물러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엔씨는 지난 26일 하반기 기대작 블소2를 정식 출시했다. 블소2는 지난 2012년 PC기반 게임으로 제작돼 큰 인기를 누린 ‘블레이드&소울’의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해 제작했으며. 화려한 그래픽이 강점이다. 지난 2월 김택진 엔씨 CCO(최고창의력책임자)가 직접 등장해 게임을 소개했을 당시 기대감이 최고조에 달한 바 있다. 사전 예약자도 700만명을 거뜬히 돌파했다.

하지만 막상 게임이 출시되자 이용자들의 기대감은 분노로 돌변했다. 대표적인 불만 사항으로는 홍보영상과 다른 그래픽 등 게임 최적화 문제가 꼽혔다. 원작 블소보다 리니지 시리즈에 가까운 게임 모습과 확률형 아이템 등 과금체제 등에도 비판이 이어졌다. 

원작 블소를 약 8년 간 즐겼다는 이용자 A씨는 데일리임팩트에 “아이폰12프로, 아이패드 프로 5세대 1TB 모델로 블소2를 플레이했는데, 버벅거림이 있었다”며 “게임을 실행할 때 약간의 발열도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이어 "최적화 문제가 있는 것 같다"면서 "크로스플레이 플랫폼 ‘퍼플’을 활용해 PC에서 플레이하면 조금 낫긴 하다”고 언급했다.

A씨는 특히 “그래픽이 홍보영상이나 쇼케이스에서와 달리 너무 옛날에 머물러 있는 것 같다”며 “스마일게이트의 ‘로스트아크’나 카카오게임즈의 ‘오딘’ 등의 그래픽과 비교하면 실망스럽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A씨가 플레이한 기기는 엔씨의 권장스펙인 안드로이드 버전 7.0이상, iOS 11.0 이상의 기준을 충족시키고 있음에도, 그래픽 저하 등의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도 갤럭시S21, 갤럭시S10, 아이폰 12 모델 등으로 플레이 했던 일부 이용자들이 그래픽 관련 문제를 경험한 것으로 전해졌다.

엔씨 관계자는 이날 데일리임팩트에 “지난달 공개한 블소2 관련 영상은 인게임 화면(실제 게임을 구동하는 것을 스크린 캡쳐한 것)이 아니라, 홍보용으로 따로 만들어낸 비주얼 클립이었다"면서 "실제보다 퍼포먼스 등의 그래픽이 화려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다만 이 비주얼 클립과 실제 영상이 달라 이용자들이 실망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해명했다.

원작 블소의 매력을 제대로 잘 살리지 못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았다.

또 다른 이용자는 데일리임팩트에 “블소는 특정 스킬로만 진행되는 여타의 MMORPG(다중 사용자 온라인 롤 플레잉 게임)와 달리 다양한 스킬을 이용자가 직접 조합해 최적의 공략법을 찾아내는 재미가 있다”며 “자동사냥이 아니라, 여럿이 함께 던전을 공략하고, 아이템을 획득하는 게임”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블소의 매력이었던 이러한 ‘손맛’은 모바일 기반의 게임인 블소2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웠다”며 “기대했던 게임이지만, 주말동안 플레이하고는 그만뒀다”고 밝혔다.

게이머들이 다수 모여 있는 블소2 공식 커뮤니티, 블소2 인벤, 블소2 갤러리 등의 온라인 커뮤니티와 애플 앱스토어와 구글 플레이스토어 후기란에도 이같은 지적이 이어지고 있는 형국이다. 블소의 공식 후속작을 표방했지만, 게임 조작, 운영 등의 방식이 오히려 엔씨의 또 다른 간판 IP인 리니지 시리즈를 더 닮은 것 같다는 의견이 대세다.

확률형 아이템 ‘수호령’이 대표적인 예시이다. 수호령은 반려동물처럼 이용자를 따라다니는 아이템으로, ‘수호령 소환서’라는 아이템을 사용해 얻을 수 있다. 이는 리니지 시리즈의 ‘아가시온’과 유사하다는 비판과 함께, 확률형 아이템이라는 점에서 반감의 대상이 되고 있다.

게임의 모습도 닮아 있지만, 게임 외적의 수익구조는 리니지와 더욱 비슷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구독형 아이템 ‘영기’가 대표사례다. 영기는 △추가 경험치 획득률 증가 △추가 재화 획득률 증가 △비각인(거래 가능) 아이템 획득 가능 효과를 부여하는 기능이 있어 사실상 게임의 핵심 아이템이지만, 유료(시즌패스 상품)로만 획득할 수 있었다.

이에 따라 사실상 ‘무과금(돈을 내지 않음)’ 게임이 불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또한 영기는 원작 블소에는 없지만, 리니지M의 아이템인 ‘아인하사드’와 매우 유사해 원작 이용자들의 분노를 샀다.

성종화 이베스트증권 연구원은 “블소2는 한국 론칭 후 매출순위 1위에 등극해 9월 이후 승부주가 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블소2의 한국 기대치 미달로 이러한 기대감은 모두 사라졌버렸다”며 “블소2 한국의 초반 기대치 미달은 뽑기 시스템에 기반한 과도한 과금체계에 대한 이용자들의 불만과 피로감에 따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용자들의 불만이 높아지자, 엔씨는 출시 하루 만에 개선안을 내놨다. 지난 27일 엔씨는 “출시 이후 이용자분들에게 심려를 끼친 점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앞으로도 이용자 의견과 건의를 항상 경청해, 올바르게 게임 서비스에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공지했다.

엔씨측은 이어 △시즌패스 상품 구매 여부와 무관하게 거래 가능한 아이템 획득 가능 △이용자 불편에 대한 보상으로 모든 이용자에게 아이템(영석 결정 300개) 지급 △시즌패스 상품을 구매한 이용자는 개편 이후 영기 효과를 중첩 적용·추가보상 제공 등을 약속했다.

모바일게임 순위 사이트 '게볼루션'의 국내 게임 매출 순위.제공.게볼루션
모바일게임 순위 사이트 '게볼루션'의 국내 게임 매출 순위.제공.게볼루션

엔씨의 빠른 사과와 개선안 발표 이후 블소2의 성적은 조금씩 회복되는 추세다. 31일 오후 12시 기준, 모바일게임순위 분석 사이트 ‘게볼루션’에 따르면, 블소2는 국내 안드로이드 게임 매출순위 4위를 기록했다. 한때 1점대까지 내려갔던 구글플레이 평점도 3.5점을 회복했다. 다만, 안심하긴 이르다. 현재 이용자 반응은 ‘진정성 있는 사과와 액션이 마음에 든다’와 ‘더 두고 봐야 할 것’이라는 반응으로 나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엔씨는 9월 1일 업데이트를 통해 △보스 보상 시스템 개선 △보상 경험 개선 △태록림 중반부 이후 난이도 조정을 골자로 업데이트를 예고한 상황이다. 이 밖에도 중복 로그인으로 인한 반복 튕김 현상 등의 오류 사항을 우선 개선하고, 이용자들의 불만을 반영해 개선할 것을 약속했다.

엔씨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26일 게임 출시 이후 이용자들의 반응을 살폈고, 윗선에서 바로 영기시스템 개편을 결정해 하루 만에 개선안을 내놨다”며 “특히 ‘블소에서 만큼은 리니지와 같은 결제모델이 없었으면 좋겠다’는 이용자들의 반응을 바로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회사는 매주 수요일마다 게임 업데이트를 진행하는데, 내일(1일)의 경우, 출시 이후 보고된 오류들을 바로잡는데 집중할 것”이라며 “향후 블소2 운영 역시 이용자들의 의견을 적극 수용하고, 다양한 재미를 드릴 수 있는 게임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저작권자 © 데일리임팩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