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등 주력사업 초격차 확보 , 바이오 '제2의 반도체'로

"사회적 책임 다할 것" ... 공채 제도 유지ㆍ중소기업과 상생

이재용 가석방 열흘 만에 투자안 발표 ... '경영 정상화' 선언

삼성전자 서초사옥 사진. 삼성전자 뉴스룸
삼성전자 서초사옥 사진. 삼성전자 뉴스룸

[데일리임팩트 최문정 기자] 삼성이 오는 2023년까지 총 240조원을 투자해 반도체·바이오·5G 통신 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의 미래 전략사업 주도권을 확보한다. 또한 약 4만명을 신규 채용한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주요 관계사는 24일 “첨단 혁신사업을 중심으로 한 대규모 투자를 통해 글로벌 산업 구조 개편을 이끌면서 ‘새로운 미래를 여는 기업’으로서 역할을 준비하기로 했다”며 “이 같은 투자 확대를 통해 전략사업 주도권을 확보하고, 과감한 인수합병(M&A)를 통해 기술과 시장 리더십 강화에 나설 계획이다”라고 발표했다.

삼성의 이와 같은 투자·고용 계획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가석방 출소 이후 11일 만에 나온 것이다. 이 부회장은 가석방 이후 곧장 삼성 서초사옥으로 향해 경영 실무진을 만나 현안을 챙겼다. 이후 메모리반도체,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등 삼성전자 주요 사업부문 경영진을 만나 간담회를 가지며 투자계획을 수립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재계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이번 발표는 삼성이 지난 2018년 발표한 투자계획의 연장선으로 보인다”며 “당시 삼성은 3년 간 18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선언했는데, 올해가 3년차인 만큼 다음 투자계획을 내놓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최근 이재용 부회장의 복귀로 ‘총수 부재’ 등의 상황을 딛고 삼성이 정상화 됐다”라고 평가했다.


반도체·바이오에 투자 집중, 초격차 확대 노린다

삼성전자 평택 캠퍼스 항공사진. 제공. 삼성전자
삼성전자 평택 캠퍼스 항공사진. 제공. 삼성전자

삼성 계열사는 앞으로 3년 간 전략사업 주도권 확보를 목표로 240조원을 투자한다. 국내 투자 금액은 180조원으로, 주로 반도체, 바이오, 차세대 통신, 차세대 IT분야 역량 강화에 사용된다.

먼저, 삼성전자는 현재 세계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는 메모리반도체 사업부문의 초격차를 확보할 계획이다. 이를 위한 기술·원가경쟁력을 갖춰 ‘절대우위’를 이끌겠다는 다짐이다. 최근 강화하고 있는 시스템반도체는 선단공정의 적기 개발과 과감한 투자로 혁신 경쟁력을 확보한다.

구체적으로 메모리반도체는 단기 시장 변화보단 중장기 수요 대응에 초점을 맞춰 연구개발과 인프라 투자를 지속한다. 시스템 반도체는 기존의 투자계획을 적극적으로 조기 집행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반도체는 한국경제의 안전핀이자,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반 산업”이라며 “한 번 경쟁력을 잃으면 재기하기가 거의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공격적 투자는 사실상 생존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최근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재편으로 미국의 인텔, 대만 TSMC 등이 파운드리 투자를 대폭 확대하면서 시스템반도체 시장의 패권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고 글로벌 반도체 시장 상황을 분석했다. 삼성 역시 대규모 선제 투자를 통해 시스템반도체 영향력을 넓혀야 산업 전반의 리더십을 확보할 수 있는 것이다.


삼성은 바이오 분야를 ‘제2 반도체 신화’의 주역으로 키우겠다고 선언했다. 특히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와 바이오시밀러 분야 경쟁력을 강화한다.

이를 위해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바이오에피스에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간다. CDMO 분야에서는 5공장과 6공장 건설을 통해 글로벌 바이오 의약품 생산 허브로서 입지를 다진다. 바이오의약품 외에도 백신과 세포·유전자치료제 등 차세대 치료제 CDMO에도 신규 진출할 예정이다.

바이오산업 투자의 경우, 국가산업·국가 안보와 관련이 있다는 입장도 내놨다.

삼성 측은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바이오산업은 ‘고부가 지식산업’을 넘어 ‘국가 안보산업’으로 변모하고 있다”며 “‘바이오 주권’ 확보가 중요한 국가적 과제로 떠올랐고, 자국 내 바이오 생산시설 존재 여부가 핵심 경쟁력으로 부상한 것이 투자에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네트워크·인공지능(AI)·로봇 등 신기술과 신사업 영역의 제품과 포트폴리오를 확보하기 위한 투자 역시 예고됐다.

먼저 네트워크 분야의 경우, 5G·6G 등 차세대 통신망 기술 관련 핵심 인력 확보와 연구개발을 위해 집중 투자를 결정했다. 이를 통해 차세대 네트워크사업 리더로 성장한다는 계획이다.

AI, 로봇 등 미래 신기술도 선제적 연구개발을 통해 확보한다. 디스플레이와 배터리 분야의 경우, 현재 퀀텀닷 디스플레이, OLED, 전고체 배터리 등의 한계를 뛰어넘는 차세대 기술 리더십을 강화해 시장 주도권을 강화하겠다는 포부다.


공채유지·중소기업 상생...책임있는 '삼성' 선언

삼성은 이번 투자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도 준수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청년고용과 중소기업과의 상생 등이 언급됐다.

삼성 관계자는 “(이번 투자는) 코로나19 이후 예상되는 산업·국제 질서, 사회 구조의 대변혁에 대비해 미래에 우리 경제·사회가 당면할 과제들에 대한 기업의 역할을 다하기 위한 것”이라며 “과감한 투자로 코로나 이후 산업구조 개편을 선도하고, 책임 있는 기업으로서 대한민국 난제 해결과 도약에 기여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를 비롯한 주요 계열사는 공개 채용 제도를 유지한다. 최근 4대그룹을 포함한 주요 기업이 수시채용으로의 전환 흐름이 뚜렷한 것과 상반되는 행보다. 앞으로 3년 간 채용 인원은 4만명에 달한다.

삼성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삼성은 대한민국에서 공채를 처음 시작한 기업”이라며 “국내 채용시장의 안정성과 예측가능성을 위해 공채를 앞으로도 계속 유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데일리임팩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